"현금 1천억원 넘는데 왜 굳이 자사주 넘기나" 이사회 압박
[출처]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한국토지신탁[034830]의 지분 3%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쿼드자산운용이 회사가 결정한 2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쿼드자산운용은 16일 한국토지신탁의 EB 발행이 사실상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자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결정이라며 이사회에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15일 자회사인 코레이트자산운용의 유상증자 대금 마련을 위해 200억원 규모의 사모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교환 대상은 한국토지신탁이 가진 자사주 5.89%다.
이에 대해 쿼드자산운용은 "한국토지신탁은 현재 약 1천80억원의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2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주 환원의 핵심 재원인 자사주를 처분(교환)하는 방식의 EB 발행이 최선인지 의문"이라며 비판했다.
특히, 한국토지신탁이 그간 평균 4천900억원 수준의 차입부채를 유지해오다 이번 공시 직전 급작스럽게 700억원을 상환하겠다고 발표한 점에 대해서도 "EB 발행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작위적인 재무 조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고 전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이번 EB 발행이 신주를 발행하는 전환사채(CB)와 달리 기존 보유 자사주를 활용하므로 '지분 희석'이 적다고 주장했다.
다만, 쿼드자산운용의 시각은 다르다.
쿼드자산운용은 주주서한을 통해 "자사주는 소각을 통해 전체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데 쓰여야 한다"며 "EB 발행을 통해 자사주가 시장에 풀리게 되면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 결국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는 결과는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통과를 앞두고, 자사주를 미리 처분해버리려는 '회피성 발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각됐다.
최근 태광산업과 KCC 등 대기업들이 자사주 활용 EB 발행을 검토하다 주주들의 반발로 철회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쿼드자산운용의 주주서한 발송 역시 밸류업(Value-up) 기조 속에서 강화된 주주행동주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금이 충분한 기업이 굳이 자사주를 활용해 EB를 발행하는 것은 시장에서 주주 환원에 반할 수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한국토지신탁 이사회가 쿼드자산운용의 질의에 어떤 논리로 대응할지에 따라 향후 주가 및 경영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쿼드자산운용은 또한 자금 조달의 긴급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쿼드 측은 한국토지신탁이 유상증자 대금 등 '현금 사용 계획'만 상세히 공시하고, 막대한 규모의 '현금 유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이 성사될 경우 한국토지신탁(5.31%)의 드래드얼롱 옵션에 따라 약 584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쿼드자산운용은 "이러한 대규모 현금 유입이 예정된 상황에서, 주주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자사주 기반의 EB를 발행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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