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반도체주가 홀로 분투했지만 고점 부담을 완전히 이겨내지 못한 모습이다.
'왕 비둘기'로 꼽히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으로 선임되지 못할 가능성도 증시에 약세 압력을 넣었다.
미국 국채가격은 중장기물의 상대적 약세 속에 하락했다.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졌다.(베어 스티프닝)
차기 연준 의장 후보 중에서 비둘기파적 성향이 가장 강한 인물로 분류되는 해싯 위원장의 지명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관측이 부상하면서 국채가격을 끌어내렸다. 미국 연휴를 앞두고 국채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BEI)이 상승한 것도 약세 재료로 일조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소폭 하락했다.
해싯 위원장의 차기 연준 의장 선임 가능성이 작아지자 달러는 강세 압력을 받으며 보합권까지 회복했다. 엔은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소폭 반등하며 급락 흐름에서 벗어났다.
유가는 전날 급락 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 이상 뛰고 있었다. 하지만 이란 정부가 계획했던 대규모 사형 집행을 중단하기로 한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의를 표하면서 긴장 완화에 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공개 행사에서 해싯 위원장을 상대로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당신을 지금 자리(NEC 위원장)에 그대로 두고 싶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3.11포인트(0.17%) 내린 49,359.33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4.46포인트(0.06%) 밀린 6,940.01, 나스닥종합지수는 14.63포인트(0.06%) 떨어진 23,515.39에 장을 마쳤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주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미지근한 흐름이 이날도 이어졌다. 전통 산업군 중 일부 오른 업종도 상승폭이 크진 않았다.
시장 전반에 고점에 대한 부담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저가 매수 심리는 살아있지만 주가지수는 상승폭을 늘리지 못하고 보합권에서 좁게 오르내리는 데 그쳤다.
나스닥 지수는 작년 11월부터 주간 기준 징검다리식으로 등락하고 있다. 추가 상승을 촉진할 만한 동력이 부족해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다만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 지수는 11거래일 연속 S&P500 지수의 상승폭을 상회했다. 대형주를 팔고 중·소형주를 매입하는 순환매가 현재 시장의 주요 흐름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반도체 지수는 물 들어온 김에 노를 강하게 젓고 있다. 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이번 주에도 2.60% 올랐다. 최근 5주간 상승률이 10%를 넘는다.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면서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이날도 7% 넘게 급등했다. 시총도 4천억달러를 넘어 S&P500 지수 내 시총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팔란티어와 넷플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브비의 시총을 이날 하루 만에 모두 뛰어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에서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점도 국채금리를 밀어 올리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해싯은 트럼프의 최측근인 만큼 그가 차기 연준 의장이 되면 금리인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증시에 있었다.
트럼프는 이날 "솔직히 말해서 나는 케빈을 지금 자리에 그대로 두고 싶다"며 "케빈이 워낙 일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예측시장 칼시에선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의장으로 낙점될 확률이 급등하고 해싯의 확률은 굴러떨어졌다.
머서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크라카우어 포트폴리오 관리 부사장은 "우리 대부분은 누가 차기 연준 의장이 되든 전통적인 객관성을 추구하기보단 정치적 동기를 가지고 연준을 이끌 것이라고 가정하고 있다"며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이 같은 위협은 우리 모두의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만 1% 이상 올랐다.
쿠팡은 도이체방크가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했으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약보합으로 돌아섰다. 이번 주에도 3.25%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월 금리동결 확률을 95.0%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02포인트(0.13%) 오른 15.86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 대비 7.10bp 뛰어오른 4.230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5990%로 같은 기간 3.50bp 높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8390%로 5.40b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59.50bp에서 63.10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는 중장기 금리의 오름세 속에 뉴욕 장에 진입했다. 10년물 BEI는 장 초반 비교적 빠르게 오르면서 2.32%를 살짝 넘어섰다. 2개월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전 10시 조금 넘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미 국채금리는 모든 구간에서 레벨을 높였다. 2년물 금리는 한때 3.6150%까지 상승, 지난달 10일 이후 처음으로 3.60%를 웃돌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해싯 위원장이 현재 직무를 아주 잘하고 있다면서 "나는 당신을 지금 자리에 그대로 두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해싯 위원장을 잃는 것은 "나에게는 심각한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각종 이벤트에 대한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에서 해싯 위원장의 지명 가능성은 10% 후반대로 급락했다. 해싯 위원장과 경합하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60% 수준으로 급등했다.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폭은 45bp 남짓으로 전날보다 3bp가량 축소됐다. 연내 두 번 인하 베팅이 다소 약화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였던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해싯 위원장이 지명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끝났다(DEAD)"는 문자를 보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시장을 움직일 만한 중량감 있는 경제지표 발표는 없었다.
연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12월 산업생산은 계절조정 기준 전월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0.1%)를 웃돌았고, 전월치는 0.2% 증가에서 0.4%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산업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생산은 전월대비 0.2% 증가했다. 전월치는 보합(0.0%)에서 0.3% 증가로 높여졌다.
TD증권의 제너디 골드버그 미국 금리 전략헤드는 "채권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여전히 비교적 불확실하며, 금리가 오를지 내릴지 양쪽 방향 모두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동력은 여전히 연준에서 일어날 일과 향후 경제전망인데,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극도로 확실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그래서 금리가 매우 좁은 범위에 갇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채권시장은 다음 주 월요일인 19일은 연방공휴일인 '마틴 루터 킹 데이'을 맞아 휴장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43분께 연준이 이달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5.0%로 가격에 반영했다. 동결 가능성은 95.0%로 훨씬 높았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8.080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 가격 158.643엔보다 0.563엔(0.355%)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 속 157.810엔까지 굴러떨어지기도 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아시아장 오전에 지난 9월 미국과 서명한 공동성명을 두고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녔으며, 개입에 관한 문구를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같은 날 오후에도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은 급격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한 조처를 할 수 있다"면서 "이는 외환시장 개입을 의미하며, 이에 대해 어떤 제약이나 제한도 없다"고 경고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5990달러로 전장보다 0.00050달러(0.043%) 내려갔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확정치는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2% 수준에서 지속해 안정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금리 논쟁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금리 수준이 적절하다는 의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9.370으로 전장보다 0.019포인트(0.019%) 소폭 내려갔다.
달러는 뉴욕장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해싯 위원장이 현재의 자리에 남았으면 한다며 "우리는 그(해싯 위원장)를 잃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간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한 해싯 위원장이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달러인덱스는 미 국채 금리 상승과 맞물려 장중 99.483까지 올라갔다.
각종 이벤트에 대한 베팅사이트인 칼시에서 해싯 위원장의 연준 의장 지명 가능성은 오후 4시 5분 현재 17%로 나타났다. 반면, 라이벌인 케빈 워시 전 이사는 58%로 압도적 1위로 올라섰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경제 리서치 총괄인 닐 두타는 "해싯을 누르는 건 결과적으로 워시에게 도움이 된다"면서 "워시는 (이사) 경력 내내 매파였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보다 낮을 때조차 인플레이션을 싫어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3798달러로 전장보다 0.00045달러(0.034%) 소폭 상승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9668위안으로 0.0034위안(0.049%) 올랐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25달러(0.42%) 오른 배럴당 59.44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이란 정권이 전날로 예정됐던 사형 집행을 모두 중단한 것에 대해 깊은 존중을 표한다"며 "사형 집행 대상자는 800명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이란 반정부 시위 정국을 외교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지난 14일 이란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이다.
트럼프의 유화적 발언에 유가는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앞서 이날 오전 유가는 최소 한 척 이상의 미군의 항공모함이 중동을 향해 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1.6% 넘게 반등하던 중이었다.
다만 트럼프의 유화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이란을 둘러싼 긴장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꺾이지 않고 있고 미군이 언제든 군사 개입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분석가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 참가자들은 잠재적인 공급 차질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jwchoi@yna.co.kr
최진우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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