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이민재 기자 = 미국이 그간 베네수엘라나 이란으로부터 값싸게 원유를 수입해오던 중국의 원유 공급망을 흔들며 중국의 에너지 전략이 궁지에 몰렸다.
중국은 공급선 다각화와 전략 비축유 활용, 외교적 대응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그간 미국과 중국으로 이원화됐던 에너지 블록화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급망 다각화·전략비축유 등으로 대응 전망
미국의 개입으로 중국은 기존 원유 공급망이었던 베네수엘라, 이란 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시장조사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중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3분의 1을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러시아, 베네수엘라에서 들여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원유를 확보하기 위한 대응 방안으로 크게 3가지를 제시했다. 캐나다, 브라질 등으로 원유 공급선 다각화와 그간 저장해온 전략비축유 방출, 외교적 대응 등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우선 중국은 원유 공급망 다각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미 브라질 등으로 원유 공급망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장기적으로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을 시도 중이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원유 수입은 국가별로 여전히 러시아의 비중(17%)이 가장 컸지만, 2024년의 19.25%보다는 소폭 줄었다.
반면 지난해 브라질의 비중은 7.91%로, 2024년의 6.73%에서 소폭 증가했다. 기타 국가에서 수입하는 비중도 2024년 16.36%에서 19.77%로 늘었다.
NH투자증권의 황병진 애널리스트는 "러시아가 제재받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확보하면서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를 만난 점도 이런 중국의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노력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는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10%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2017년 이후 캐나다 총리 중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카니 총리는 지난 16일 중국과의 새로운 파트너십이 역사적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농업과 농식품, 에너지, 금융 분야에서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은 중장기적으로는 가스관 확대와 전기차·전력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통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안보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홍콩언론 더스탠다드는 논평을 통해 "미국이 제재와 군사 위협을 통해 석유 흐름과 정부를 통제하는 가운데 중국은 혁신과 협력을 통해 선도할 기회를 갖고 있다"며 "당분간 화석연료 사용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중국은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동시에 녹색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기적으로는 그간 저장해온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고, 미래를 위한 저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 1년간 국내 수요를 훨씬 넘는 양을 사들여 저장고에 쌓아두었다.
중국의 전략비축유 규모는 약 13억~15억 배럴로 추산된다. 이는 평상시 사용량 기준으로 약 140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아거스 미디어도 중국이 비축해둔 중질유를 사용하며 오는 3월까지 버틸 수 있다고 추산했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희토류 및 핵심 광물의 수출을 완전히 차단하는 자원 무기화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 있다고도 관측된다.
황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과거만큼 타격을 받지 않는 이유는 핵심 광물 시장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보복 카드는 언제든지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이원화된 에너지 블록화 끝날 것
대다수 전문가는 중국이 헐값에 원유를 독점해오며 그간 중국과 미국으로 이원화됐던 에너지 블록화는 종료될 것으로 봤다.
미국의 통제 아래 과거 중국 정유사에 공급됐던 베네수엘라와 이란산 원유가 국제 원유 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거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5일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과거보다 약 30%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거스 미디어에 따르면 중국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캐나다산 동급 중질유와 비교해 배럴당 거의 9달러나 싸게 사들였지만, 이런 구조가 지속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지난 2020년 발간한 제재 영향 보고서에서도 "미국의 과거 이란 등에 대한 제재가 글로벌 원유 공급망을 이원화했다"며 "장기적으로는 제재 대상국의 산유량이 공식 시장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최진영 LS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재 이후 형성된 중국 할인 시장이 정상 시장으로 복귀하는 과정"이라며 "중국의 디플레이션 중심의 수출 구조가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는 베네수엘라와 이란, 러시아와 거래하며 위안화 결제 비중을 늘려온 중국 측의 소위 '페트로 위안화' 전략에도 타격을 줄 전망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페트로 위안화는 사실상 완전히 막혀버린 것"이라며 "애초에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미국 시장에서 시가로 거래해 버리면 중국 위안화는 쓸모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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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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