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새해 들어 원화가 주요 통화 중 가장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 흐름 속에 지난해 말과 마찬가지로 달러-원 환율이 하락 재료보다 상승 재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로 평가된다.
19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원화는 1월 들어 달러화 대비 2.37% 떨어졌다.
최근 일본 정부의 경기 부양 기조를 반영해 내리막을 걷고 있는 엔화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엔화는 0.84% 밀렸다. 저점을 찍고 반등할 조짐이 보이는 상황이다.
엔화는 다른 달러 인덱스 편입 통화인 유로화(-1.24%), 스와스프랑화(-1.15%), 캐나다달러화(-1.39%)보다 하락폭이 작았다.
달러화 강세와 엔저 현상에도 엔화는 덜 떨어진 반면 원화는 약세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상하방 재료를 편식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락 재료에 무심한 반면 상승 재료는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작년 말 달러-원 환율 상승기에도 관찰됐던 현상이다. 그 결과 달러 인덱스와 괴리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고환율의 원인으로 꼽히는 수급 불균형이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연초 수입업체 결제와 해외 투자 환전 수요가 밀려들면서 환율이 낮아졌을 때는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고 높아졌을 때도 꾸준히 매수해 하단이 지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내국인은 이달 들어 미국 주식을 32억5천만달러(약 4조8천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추세대로라면 매수 규모가 환율이 급등한 지난해 10월의 68억5천만달러, 11월의 59억3천만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코스피가 역대급 불장을 이어가는데도 외국인 투자자는 주식 매수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양새다.
코스피는 1월 들어서만 14.87% 치솟았다. 2000년대 들어 네 번째로 높은 월간 상승률이다.
하지만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조5천억원에 불과하다. 주식 자금 수급만 봤을 때도 상당한 불균형이 발생한 셈이다.
정부가 반복적으로 수급 대책을 내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자본 이동을 관리하는 거시 건전성 조치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수급 불균형과 환율 쏠림이 거시 경제의 안정성까지 훼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아직은 기존에 내놓은 정책이 실행되길 기다리고 있어 구체적인 거시 건전성 조치를 모색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정부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만큼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엔화 반등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봤을 때 수급상 결제 우위가 확연하다는 판단"이라며 "달러-원이 하방으로 내릴만큼 장중 수급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기업들은 계속 덜 팔고 내국인 해외 투자는 보름간 꽤 빠르게 나갔다. 그에 비해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훨씬 더 적다"면서 "매도세가 약해 환율이 살짝 내려올 때마다 다시 오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시 건전성 조치는 당국이 밝힌 대로 금융기관의 외환 운용에 부담을 줘서 투자자들의 비용이 증가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며 "각종 외환 관련 비율을 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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