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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공급 부족 심각한데…美 발등 찍을 '100% 관세'

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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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 우위 시장서 메모리 가격 오르면 美 빅테크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미국의 '최대 100% 관세' 카드가 글로벌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공급자가 주도권을 쥔 시장에서 단행되는 고율 관세는 결국 수요자인 미국 빅테크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전가되는 역설적 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19일 업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최근 미국 메모리 제조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뉴욕주 시러큐스 신규 공장 기공식에서 한국과 대만의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미국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 고율 관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트닉 장관은 "메모리를 제조하려는 모든 기업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이라며 "그것이 산업정책"이라고 말했다.

첨단 제조 공급망을 자국 내로 가져오려는 미국의 의도가 또 한 번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이 같은 시도가 도리어 자국 빅테크의 비용 부담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작년부터 시작된 심각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최소 2027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공급사의 증설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서버 중심의 실수요 성장과 세트에서의 재고 확보 노력 강화, 지난 2년간의 보수적 증설 기조, HBM의 캐파(생산능력) 잠식 효과 등이 유례없는 수급 불균형을 유발하고 있다"며 "매크로 리스크에 따른 수요의 급락이 없는 한 2027년 상반기까지는 유의미한 (D램) 쇼티지(부족) 해소 시그널이 나타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가 각각 33%, 26%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처럼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관세 부과나 미국 내 팹(반도체 생산공장) 건설 강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을 더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최소 수십조원에 달하는 팹 건설 비용과 아시아 대비 높은 운영 비용이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러트닉 장관이 내놓은 두 가지 선택지가 모두 메모리 가격 상승의 촉매로 작용하는 셈이다.

결국 피해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메모리를 대량 구매해야 하는 미국 빅테크가 보게 된다.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제품 가격 인상분은 수요자가 부담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두 회사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67%에 달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현재의 수급 불균형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체 불가능한 메모리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정부의 자국 내 투자 요구에 대응하면서도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는 논리다.

아울러 한국이 직접 미국에 메모리를 수출하는 비중이 작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주완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는 "한국은 (메모리의) 미국 수출이 거의 없고, 대만은 (파운드리에서) TSMC의 독점적 지위로 인해 결국 미국 기업들이 정부에 세금을 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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