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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집어삼킬 AI發 채권 홍수…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

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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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아마존과 메타를 비롯한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으나,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능성은 작지만 채무 불이행 시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채권 투자에 나설 유인이 적고, 무엇보다 발행 물량이 급격히 커지는 데 따른 위험이 상당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8일(현지시간) 월가 대형 투자은행(IB)들에 따르면 아마존과 메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5대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 센터 운영 기업)들은 지난해 전년 대비 약 7배 증가한 1천200억 달러 이상의 우량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연산 능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현금 수요가 늘어났다. 이들 기업은 처음에는 잉여 현금을 활용해 인공지능(AI) 지출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제는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이 크레디트시장을 집어삼킬 수 있으며, 투자 위험은 채권이 아닌 주식 투자자들에게 맡기라고 주문했다.

투자자가 회사의 주식을 살 때는 자본 차익과 배당을 기대하며, 그 이익은 잠재적으로 무한하다. 반대로 채권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고정된 수익(이자)과 미미한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동시에, 아무리 낮은 확률이라도 채무 불이행 시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한다.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이 채무 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은 작지만, 대부분의 채권 투자자는 AI와 같은 뜨거운 테마보다는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뉴플리트 자산운용의 라이언 융크 크레디트 매니저는 "우리는 원금을 돌려받기를 기대한다"며 "따라서 우리가 최고 등급의 발행사에 원하는 것은 이러한 추가적인 위험이나 보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례로 오라클은 작년 말 부도 위험 지표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라클의 자본 지출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오픈AI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2천480억 달러의 추가 리스 약정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월가 대형 IB들은 올해 대형 기술주가 미국 증시를 여전히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대형 기술 기업의 채권에 대해서는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 도이체방크, JP모건 등은 기술 기업의 채권 비중을 줄이고 있고, 우수한 신용 등급에도 신규 채권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대형 기술 기업들의 차입 규모가 3년 이내에 최대 9천5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부도 위험이 아닌, 이러한 '공급 과잉' 문제다.

콜롬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총 부채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의 0.22배에 불과하며, 이는 이론적으로 3개월 이내에 모든 부채가 상환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파벳이 0.49배이고 아마존과 메타는 각각 0.56배와 0.57배로 추정됐다. 오라클은 Ebitda 대비 4.1배로 예외적인 경우이지만, 나머지 4개 기업은 자본을 확충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콜롬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네이트 리들 수석 연구원은 "만약 이들이 2030년까지 레버리지 비율을 1배로 높인다면 8천520억 달러의 신규 부채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기업들의 재무제표에는 여력이 있을지 몰라도, 시장은 이를 감당할 만한 수용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정 섹터가 투자 등급 채권 내 비중을 급격히 키우는 것은 과거에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지난 2014년 미국 에너지 생산에 열광했던 투자자들은 석유 및 가스 기업들에 저금리로 수십억 달러를 빌려준 바 있다. 수압 파쇄법인 '프래킹' 열풍이 불며 에너지는 투기 등급 채권 시장에서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고, 결국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돈을 갚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2000년대 초반의 통신 부도 사태와 2000년대 중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로 촉발된 건설사 파산 당시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전개된 바 있다.

더블라인의 글로벌 선진국 크레디트 부문의 로버트 코헨 헤드는 "시장 내 특정 섹터가 매우 작은 규모에서 매우 큰 규모로 성장할 때, 과도한 위험이 누적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며 "이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대형 기술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은 저위험 국채 중심의 벤치마크 수익률을 충분히 웃도는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지난 15일 기준 4.17%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10년물이 4.22%, 아마존은 4.69%, 메타 4.92%의 수익률을 각각 나타냈다. 알파벳 10년물 금리는 4.69%에서 거래됐다. 오라클은 10년물 금리가 5.78%에 달한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재닛 릴링 수석 매니저는 최근 메타 10년물과 30년물 채권을 매수했고, 지난해 9월에는 오라클 5년물과 10년물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승자를 선택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스레드니들의 에드 알 후세이니 매니저는 "투자 등급 채권 매수 의무가 있는 매니저들에게 기술 기업들의 추가 스프레드는 '환상적'"이라면서도 "나는 지니메이와 페니메이 등이 발행한 주택담보증권(MBS)을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뉴플린트의 융크 매니저도 "은행채는 높은 자본 수준과 올해 발행 감소 전망을 고려할 때 기술 기업 채권과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AWS Data Center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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