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건강한 포트폴리오 내세웠지만…올해 '효율적 투자' 강조
인사서도 내실 경영 기조 드러나…신사업 투자 부담 덜어낼까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과거 성공 경험에 갇혀 우리는 다르다는 오만함을 경계해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전에도 신 회장은 그룹에 체질 개선을 주문한 바 있지만, 올해는 그 뉘앙스가 조금 다르다. 체질 개선을 넘어 그룹 스스로 '오만'한지 다시 돌아보라며 통렬한 자기반성을 강조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VCM에서 올해 상반기 경영 방침을 밝혔다.
VCM은 1년에 두 번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등 계열사 대표 등이 모여 그룹 경영 방침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그룹 수장이 직접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VCM은 그 해 반기 그룹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기도 하다.
신 회장은 이번 VCM에서 수익성 기반 경영 전환, 신속한 의사결정, 업의 본질 집중 등을 주문했다.
기존 매출 중심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 강화를 당부했고, HQ(헤드쿼터) 체제를 폐지한 만큼 능동적인 의사결정을 촉구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롯데는 건강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강조했다.
지난 2023년 상반기 VCM에서 신 회장은 "그룹과 회사의 비전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투자라고 생각해 대규모 투자임에도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했다"며 BMS 시러큐스 공장, 일진머티리얼즈 사례 등을 언급했다.
그러다 지난해 상반기 VCM에서부터는 "재무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며 그룹에 주문했다.
대규모 투자가 당시 일단락된 측면도 있지만, 롯데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석유화학의 부진 등으로 올해는 이전보다 내실 경영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롯데쇼핑[023530]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가량 줄었다.
중국발 공급과잉이란 불황을 이겨내지 못한 롯데케미칼[011170]은 연이은 적자로 재무부담이 커지자 2024년 말 기한이익상실(EOD) 이슈에 휘말렸다.
주력 계열사인 케미칼의 실적이 저하되자,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상반기 한 단계 하락한 'A+'가 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신 회장은 올해 VCM에서 효율적 투자 원칙을 제시했다.
세후 영업이익을 평균 투자 자본으로 나눈 ROIC(투자자본수익률)를 그 원칙으로 내세웠고, 현재 진행 중인 투자라고 해도 그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VCM뿐만 아니라, 지난해 단행한 인사에서도 내실 경영을 엿볼 수 있었다.
롯데그룹은 2025년 임원 인사를 통해 고정욱 사장과 노준형 사장을 롯데지주 공동대표로 임명했다.
고정욱 사장은 재무혁신실장으로서 그룹 재무 건전성에 기여한 공을, 노준형 사장은 경영혁신실장으로서 그룹 전반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성과를 각각 인정받았다.
VCM에서 효율적 투자를 강조한 만큼 그 부담이 완화할지도 관심사다. 1공장을 짓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을 포함해 그룹 차원의 신사업 투자가 병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롯데그룹을 진단하면서 "(바이오의약품 CDMO, 2차전지 소재 등은) 중장기적으로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시장이지만, 글로벌 경쟁 심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해당 사업들에서 수익성 확보와 경쟁력 강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신사업의 성장 기대보다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joongjp@yna.co.kr
정필중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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