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감사 결과 발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예외 규정을 과다하게 적용해 지역 인재 채용에 소극적인 행태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승진이 보상체계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이를 기피하는 간부들이 늘어 고연차와 저연차 간 인력 불균형도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기관 인력운용 실태' 주요 감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 2024년 11월과 지난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옛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한국전력 등 3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우선 가스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의무채용 예외 규정을 과다 적용함에 따라 지역인재 실제 채용률이 30%에 미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혁신도시법'에 따르면 시험 분야별로 연 5명 이하의 채용에 한해서는 지역인재 의무채용비율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가스공사 등 9개 기관은 1년이 아닌 개별 시험단위를 기준으로 예외규정 적용 여부를 판단한 결과, 지난 2018년부터 6년간 연간 모집인원 5명이 넘는 136회의 채용시험 중 98회에 대해 의무채용 비율을 적용하지 않았다.
이 기간 도로공사 등 3개 기관도 대부분의 직군 시험분야에서는 연 5인을 초과해 제도를 적용한 반면, 직렬로 나눈 시험분야에서 의무채용 비율을 적용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그 결과 국토부는 매년 강원·충청·전북·광주전남·대구경북·울산경남·부산·제주 등 8개 모든 권역에서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 30%를 초과 달성했다고 발표했으나, 신규채용 총 정원을 기준으로 한 실제 채용률은 그에 미달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감사원은 "2023년의 경우 국토부가 발표한 40.7%의 채용률 대비 23%포인트 낮은 17.7%로 집계되며 의무채용 비율에 미달했다"며 "지역인재 채용제도 실효성 제고를 위해 예외 사유별 중요성과 불가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축소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 대학의 쏠림 현상이 발생해 인사 운영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향후 이전지역 특정대학 채용 쏠림이 심화될 경우 학연이나 지연 등에 따른 인사운영의 경직성과 폐쇄성 등 조직 갈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인접 권역과의 통합 등을 통해 지역 범위를 광역화하고, 지역 이전 고교 졸업 후 다른 지역 대학을 졸업한 자로 지역 인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전력 등 발전사의 경우 통상 3·4급 지위를 부여받는 초급 간부들의 승진 기피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한전KPS의 경우 지난 2020년 이후 승진시험 경쟁률이 하락했고, 서부발전과 철도공사는 2023년 이후 매년 미달을 기록했다.
승진 기피 현상으로 초급간부 인력이 부족해지자, 여러 부서를 겸임하는 초급 간부들의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초급 간부의 경우 직원보다 순환근무 주기가 짧아 거주지 이동 부담이 큰 데다, 금전적 보상이 적어 승진으로 인해 오히려 임금 역전이 현상이 발생하는 데 따른 결과라고 감사원은 분석했다.
실제로 초급간부의 승진 전후 보수를 분석한 결과 6개 기관에서 일반 직원의 0.8∼17.3%가 초급간부 연평균 보수보다 많은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전KPS의 경우 지난 2022년 초급간부로 승진한 직원 69명 중 7명(10%)이 승진 전후 임금 역전이 발생했다.
이에 감사원은 기재부 장관에 초급간부 승진 기피 현상을 완화하고자 초급간부의 업무량을 조정하거나 금전적 보상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마사회 등도 상임이사 이상의 임원 승진을 기피하는 현상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주로 낮은 보수 수준과 성과급 산정 과정의 낮은 유인책, 정년 미보장 등이 주된 원인이었다.
실제로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20개 공공기관에서 재직한 상임이사 235명 중 승진 전후 보수수준을 비교한 결과 28.9%(68명)가 승진 후 연봉이 감소했다.
이 기간 재직한 상임이사 중 연임 비율은 16.2%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내부 승진시 66.5%가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기관장의 80%인 기본연봉 상한을 해제하거나 재조정해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게 하고, 상임이사의 기본연봉이 직원(1급) 연봉의 일정 비율 이상이 되도록 최소 기본연봉 보장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기재부 등에서 변별력 있는 임원 성과평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개인별 성과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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