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일본 장기 국채 금리가 정부 재정 건전성 논란에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10년 뒤 정부가 지급해야 할 이자 비용이 지금보다 3배는 불어날 것이란 추정이 제기됐다.
20일 일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10년 국채 금리는 전장대비 9bp 급등한 2.27%, 30년 금리는 13bp 치솟은 3.61%에 각각 거래됐다. 40년 금리는 14bp 뛰며 3.94%로 4%대 진입까지 목전에 두고 있다.
차기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 공히 소비세 감세론에 불을 지폈고, 재정 악화에 대한 경계감이 채권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이자 부담이 재정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세수까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부상하자, 재정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갖는 시장 참가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금리 상승으로 정부가 지급해야 할 이자 비용은 향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2024년도 정부의 이자 지급 금리는 0.75%였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억누르던 시대에 저금리로 발행한 국채 상당수가 아직 만기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국채가 순차적으로 상환 시기를 맞게 되고, 이때 차환을 위해 새로 발행하는 국채 금리는 발행 시점의 시장 금리와 같은 수준이 된다. 10년물 국채 기준으로 0%대 금리로 발행되던 국채가 2%대 금리로 대체되는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정부의 이자 지급 금리가 올해 1%대에 진입한 뒤에 2030년에는 1.65%, 2035년에는 2.16%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2024년 이후 10년 사이에 이자 비용이 약 3배가 뛰는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길게 보면 정부의 지급 금리는 시장 금리와 거의 일치하게 된다"며 "향후 시장 금리가 내려가지 않는 한 정부의 차입 비용은 착실히 불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재무성 또한 이자 비용 증가를 경계하고 있다. 재무성은 장기금리(10년물 금리)가 올해 2%에서 2028년도까지 2.5%로 상승한 뒤 횡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 경우 이자 비용은 오는 2028년도에 16조1천억 엔, 이후 금리가 변하지 않더라도 오는 2034년도에는 25조 엔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만약 금리가 예상보다 1%포인트 더 오르면 이자 비용은 더욱 늘어나 2034년도에 34조 엔을 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오카삼 증권의 하세가와 나오야 수석 채권 전략가는 중의원 선거와 관련, "소비세 감세를 내세워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할 경우, 장기 금리가 2.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
재무성 계산보다 금리 상승 속도를 더욱더 빠르게 보고 있는 셈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내걸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잔액 비율을 중시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즈호증권에 따르면 오는 2027~2035년이면 한 해 명목 성장률이 2.4~2.7%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2.5%에 육박하는 10년 금리 수준이 오래 이어지면 명목 성장률과 정부 지급 금리의 차이는 서서히 좁혀지게 된다.
미즈호증권은 "지금처럼 명목 성장률이 금리를 크게 웃돌아 재정 여력을 만들어내는 기간은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닛케이는 "재정 여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감세안이 발표되면, 시장은 재정 지속 가능성의 악화나 국채 추가 발행을 예상하게 된다"며 "당연히 시장이 요구하는 수익률은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중의원 선거를 향해 여야가 감세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바뀌지 않는 한, 일본 국채로 자금은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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