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엘리엇의 '도요타 캠페인'이 韓 자본시장에 주는 교훈은

26.01.20.
읽는시간 0

도요타 '소수주주 다수결' 정족수 계산에 문제 제기

상법 개정으로 관심 높아지는 MoM…한국서도 쟁점 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세계적인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일본 최대 기업집단인 도요타그룹을 상대로 본격적인 공개 캠페인을 개시했다. 엘리엇은 도요타자동직기(豊田自動織機·Toyota Industries) 상장폐지 추진에 반대하면서 독자 경영이 주주들에게 더 큰 가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엘리엇이 제기한 소수주주 다수결(MoM·Majority-of-Minority) 정족수 산정의 적절성 논란은 상법 개정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놓인 국내 기업에도 중요한 교훈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0일 도요타자동직기에 따르면 도요타부동산과 도요타자동차(이하 도요타부동산)는 지난 15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도요타자동직기를 상장 폐지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규모가 최대 4조2천558억엔(약 4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딜이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5% 지분을 보유한 엘리엇은 지난 18일 도요타자동직기 주주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도요타부동산이 제시한 주당 1만8천800엔의 공개매수 가격이 회사의 내재가치를 저평가했다고 비판했다.

엘리엇은 도요타자동직기의 주당 순자산가치(NAV)가 공개매수가보다 약 40% 높은 2만6천134엔이라고 자체 추산하면서 자신이 제시한 사업 전략과 거버넌스 개편을 실행하면 주당 순자산가치를 2028년께 4만엔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엘리엇은 이번 거래를 소수주주를 쫓아내기 위한 강압적 거래로 규정하면서 다른 주주들에게 공개매수에 응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주목할 대목은 엘리엇이 지적한 소수주주 다수결 정족수 계산의 부당성이다.

공개매수자인 도요타부동산은 도요타그룹 계열사가 지배하는 비상장사다. 이번에 도요타부동산은 일반주주 축출을 목적으로 하는 계열사의 공개매수가 초래할 이해상충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거래 조건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소수주주 다수결을 도입했다.

그러면서 도요타부동산은 도요타그룹 계열사 3곳(아이신, 덴소, 도요타통상)을 소수주주로 분류해 전체 주식 수의 42.0%를 공개매수 하한선으로 설정했다. 일반주주로부터 공개매수한 주식(42.0%)에 도요타자동차 보유 주식(24.7%)을 더하면 일반주주 축출용 주식병합을 결정할 수 있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3분의 2 이상)을 충족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엘리엇은 계열사 3곳을 소수주주로 분류한 것이 기만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소수주주 다수결을 충족하려면 더 높은 응모율(46.5%)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엘리엇매니지먼트]

[출처: 엘리엇매니지먼트]

이 같은 논란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년 7월 개정되고 공포된 상법은 이사에게 총주주 이익 보호와 전체주주 공평 대우 의무를 신설했다. 이와 관련해 여러 기관에서 발표된 이사 의사결정 가이드라인은 이해상충이 우려되는 M&A나 구조 개편 시 이사회가 소수주주 다수결을 거래 조건으로 설정해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해 11월 펴낸 '주식회사 이사의 의무이행 가이드라인'에서 주주와의 자본거래를 결정할 때 "각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주주들이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면 절차적 정당성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이 소수주주 다수결을 도입하더라도 '누구를 소수주주로 볼 것인가'는 법적·실무적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상장회사협의회는 이달 발간한 '상장회사 이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한 지침'에서 "우리 상법은 '이해관계가 없는 주주'에 대한 명시적인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이로 인해 소수주주 다수결 결의에 있어 의결권을 행사할 주주를 확정하기 어려운 실무상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도요타자동직기 사례에서 보듯 계열사나 최대주주의 우호 주주를 형식적으로 소수주주로 분류해 정족수를 맞추는 방식은 향후 주주가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을 주장할 소지를 남길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2025년 이후 도요타자동직기 주가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hskim@yna.co.kr

김학성

김학성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