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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수급점검] '큰손' 국민연금 해외투자 줄일까

2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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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막대한 규모의 해외투자로 외환시장에서의 존재감이 단연 최고인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줄이고 국내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가 달러-원 환율을 밀어 올리는 구조적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어 기금운용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만약 국민연금이 국내투자를 늘리는 대신 해외투자를 축소할 경우 고환율 압력이 일부 완화하겠지만, 전체 기금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것인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26일 올해 첫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개최한다. 1월에 기금위가 열리는 것은 이례적으로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연초 주가가 치솟고 달러-원 환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 따른 포트폴리오 점검 차원의 기금위로 전해진다.

최근 코스피는 파죽지세 상승세로 5,000 돌파를 눈앞에 뒀고 달러-원 환율은 연초 꾸준한 상승세로 1,480원에 가까워졌다.

기금위라는 무게감 있는 논의의 장이 열리므로 국내 주식 비중과 환 헤지 전략 등이 안건으로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의 조정은 해외투자 비중의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어 환 헤지 전략만큼이나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관심을 기울이는 이슈다.

어떤 식으로든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키우는 방향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최근에 국내 주가가 올라서 국민연금의 고갈 시기가 미뤄지고, 국내 주식 보유 한도도 초과했다고 들었다"며 "국내 주식시장에 관해 말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국민연금도 (국내 주식 배분 비중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이 14.9%인데 평가액이 높아져 이를 넘어섰다고 언급했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이런 사실을 전하며 "내년 국내 증시 상황이 어떨지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년에 기금운용위원회 열어 투자 지침을 변경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민연금의 환 헤지와 해외투자 축소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규모가 커진 만큼 거시적인 영향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민연금은 최근 업무보고 결과 브리핑에서도 환 헤지 및 국내 주식 투자 비율 상향 조정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고민 중이라며 기금위 등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국민연금의 올해 말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는 지난해 말 목표치 대비 0.5%포인트 낮아진 14.4%다. 그런데 작년 10월 말 기준으로 이 비중은 이미 17.9%에 도달했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는 ±3%포인트인데 지난해 10월 이를 적용한 상단에 다다른 셈이다.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 범위인 ±2%포인트가 남아있으나 최근 코스피 상승세를 고려해보면 매수 여력이 소진돼 주식을 팔아야 하는 처지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자산배분 허용 범위를 확대하거나 연말 목표치 자체를 조정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재로서는 논의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국내 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갈 계획을 세운 국민연금이 보유 비중 목표치를 높이거나 비중 축소 속도를 늦출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해외투자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

이는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를 감소하게 만드는 변화로 달러-원 환율 하락의 명분이 된다.

A은행 외환딜러는 "현재도 국민연금은 달러화 매수를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국내투자를 늘리고 해외투자를 줄이면 환율의 하향 안정화에 조금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현실적으로 국내투자 비중을 대폭 상향 조정하기는 어려우며 그에 따라 해외투자 비중 역시 크게 줄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해외투자 비중이 감소해도 국민연금의 전체 운용 자산 규모가 불어난 만큼 절대적인 투자 금액은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해외투자를 위해 필요한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에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 운용 자산 규모는 1천473조원으로 1년 사이에 약 260조원 증가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국민연금이 14.4%인 올해 말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2%포인트 정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이상 높이는 것은 과도할 수 있다. 이 정도는 외부 요구에 따른 일종의 타협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해외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이를 소폭 줄이고 국내 채권 투자도 조금 줄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른 외환시장 전문가는 "해외투자 비중이 줄면 환율을 내리는 효과라기보다는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투자 자금이 엄청 늘어나는데 해외 비중이 조금만 줄어든다면 전체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해 환율에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 비중보다는 규모가 관건인 것 같다"고 했다.

B은행 딜러는 "국내 비중을 늘리더라도 해외 비중을 대폭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코스피가 5,000에 가까워져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는 데 부담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국내투자 확대가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환 헤지 관련 이슈가 더 중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결국엔 국민연금이 연금 지급을 위해 자산을 처분해야 하는데 국내 주식 비중이 커진다면 매도 시 국내 증시가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들린다.

A딜러는 "단기적으로 고환율 대책이 될 수 있지만 국내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본다"며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고 기대 수익도 크지 않아 해외로 나가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익성이 국민연금의 최우선 원칙이어야 하는데 이를 쉽게 저버리는 것 같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C증권사 딜러는 "다음 주 기금위에서 환 헤지 관련 논의가 예상된다"며 "최근 당국과 국민연금의 움직임이 환율을 눌러온 만큼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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