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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수급점검] 서학개미의 시선은 여전히 바다 건너에

2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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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 문의하는 내외국인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인당 5천만원 정도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환율 소방수 역할을 하라는 의미인 것 같아요".

"미장(미국 증시)은 올라도 지금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국장(국내 증시)은 5천피 앞두고 사기가 무섭습니다".

정부가 외환수급 안정을 위해 세금 감면 혜택을 내세운 국내증시 복귀계좌(RIA) 출시를 앞두고 서학개미 투자자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급등 배경으로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가 주목을 받으면서 나온 정책이지만 양도세 면제 혜택에도 국내주식 1년 보유 조건과 해외주식 재매수 부담 등에 신중론이 일고 있다.

실제로 이들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달러 자금이 유입되더라도 달러-원 환율 안정 효과가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천718억달러(약 253조원)로, 지난해 12월 1천635억(약 241조원)달러보다 83억달러 증가했다.

이 금액은 지난 2025년 1월 미국주식 보관금액이 1천136억9천800만달러(약 167조원)였던 것과 비교해도 확연히 증가한 수준이다.

서학개미들의 해외투자 자금에 양도세 면제 혜택을 주는 RIA가 출시되면 서울외환시장에서 약 31조원 정도 달러 유입이 예상되고 있다.

이 계좌는 2월 안에 도입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매도 자금을 RIA로 이체하고, 원화로 환전해 국내 자산을 매수한 후 1년간 유지하면 올해 1분기에 100%, 2분기에는 80%, 3~4분기에는 50% 순으로 양도소득세가 감면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계량분석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가 2016년에 실시한 자본 환류 정책에서 당시 인도네시아 국민의 해외자산 12.4%에 달하는 자금이 인도네시아 국내로 환류됐다고 분석했다.

염 연구원은 "2025년말 기준 해외주식 자산은 256조원으로, 인도네시아 사례인 12.4%를 적용하면 약 31조7천억원이 국내로 환입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며 "RIA 정책 효과로 인한 환입 자금 규모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환율 안정과 국내 자본시장에 우호적인 내용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학개미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선호가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자본 유출 흐름은 유지될 공산이 크다.

거주자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초과 수요는 최근 2년 동안 급격히 커진 바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외환수급 현황에 따르면 2025년 1~10월에 경상수지 흑자가 896억달러, 외국인 국내증권투자가 319억달러가 순유입을 보였지만 거주자 해외증권투자 1천171억달러와 거주자 해외직접투자 240억달러가 고스란히 빠져나갔다.

권용오 한은 국제금융연구팀장은 지난 14일 열린 외환시장 심포지엄에서 "2024~2025년 높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로 큰 폭의 초과수요가 발생했다"며 "개인, 기업의 해외투자 확대와 비은행 금융기관을 통한 간접 투자, 연금의 투자 규모 확대 등이 수급 변화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서학개미들의 해외투자 자금 일부가 복귀하더라도 퇴직연금에서 이뤄지는 해외투자는 꾸준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RIA의 면세 혜택에 상장지수펀드(ETF)는 제한되거나 해외상장한 상품만 포함되면 국내에 상장돼 있는 해외지수와 종목에 투자하는 ETF 투자는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서학개미의 해외주식만 볼 것이 아니라 자산운용사들이 국내에 상장한 해외투자 ETF까지 대상이 돼야 할 것"이라며 "퇴직연금에서도 해외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규모가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RIA 계좌 도입을 계기로 해외투자에 나선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향후 환율이 하락할 경우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외환시장 베테랑 딜러는 "고환율의 위험성과 환차손 가능성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환율이 1,400원선 밑으로 갈 위험에 대해서도 개인들이 인지하고, 선물환을 이용해 환헤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언급했다.

syjung@yna.co.kr

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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