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주요 부처의 공직기강 미비 사항들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기강 잡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이 업무보고 받는 것을 몇 군데 봤는데 제가 지적한 후에도 여전히 그러고 있는 데가 있더라"며 "어디라고 말은 안 하겠지만, 좀 엄히 훈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이 정부보다 집행예산이 많다는 것 아니냐. 그런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정신 차리고 잘해야 한다"며 "공공기관 문제는 관심을 갖고 계속 보겠다"고도 엄포를 놨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질책을 두고 일각에선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사장은 지난해 생중계된 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공개 질타를 당한 바 있고, 최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도 "문제 제기를 경청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당했다.
이날 이 사장은 국회에서 대통령실의 불법 인사 개입이 도를 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질타는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조현 외교부 장관의 멕시코 주재원 현지인 폭행 사건에 대한 구두 보고를 듣던 중 "제가 취임하고 나서냐. (그런 일을) 왜 놔뒀냐"고 묻더니, "장관님도 꿀꺽 삼키고 넘어가면 어떡합니까. 공직기강에 관한 문제인데"라고 질책했다.
이어 "(관련 사안을) 왜 방치했는지, 방치를 왜 또 방치했는지 이 사례를 별도로 보고해달라. 그냥 넘어가면 안된다"고 지시했다.
이어진 조 장관의 보고 도중 이 대통령은 잠시 발언을 끊고 생중계 카메라가 발언자만 비추지 말고 화면에 띄운 자료 내용도 촬영해 보여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료 누가 틀고 있느냐. 좀 정성스럽게 하라"며 "국민이 다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있는데 이렇게 무성의하게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후 카메라는 발언자와 관련 자료를 번갈아 비추는 모습이 화면에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6개월 뒤 다시 업무보고를 받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철저한 점검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그때는 이번처럼 '스크린'하는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해서 문책할 것"이라며 "기존 문제를 방치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데 하지 않거나 좋은 제안을 묵살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챙겨보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민간인의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을 언급할 때는 국방부를 향한 질책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민간인이 북측에 무인기를 보내 정보 수집을 한다는 게 상상할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철저하게 수사해서 다시는 이런 짓을 못 하게 엄중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첨단 과학기술 또는 국방 역량이 발전한 상태에서도 무인기가 왔다갔다 넘어가는 것을 체크하지 못하나"라며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상황을 아느냐, 경계근무 하는 데서 체크도 못 했다"고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레이더로 체크하는데 (무인기는) 미세한 점만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하여튼 (방공망에) 구멍이 났다는 얘기다. 필요하면 장비 개선을 하든지 해야겠다"며 "이런 것으로 불필요하게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 간에 대결 분위기가 조성되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꼬집었다.
국세청에는 더딘 업무처리 속도를 지적하며 체납관리단을 대폭 증원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임광현 국세청장에게 "체납관리단은 지금 몇 명을 채용하기로 했고, 현재 몇 명을 채용했느냐"고 묻자 임 청장은 "올해 우선 기간제 근로자 500명을 모집하고 있으며, 현재 약 3천명이 지원해 6대 1 경쟁률"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자신의 질문 취지를 임 청장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총 몇 명을 뽑을 생각이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임 청장은 "대통령 말씀을 반영해 4천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세 체납액이 130조 원에 달하는데 너무 소심하다"며 "일거리는 넘치는데 왜 안 하느냐. 사람을 뽑아 세금 안 내고 있는 것을 걷으면 조세 정의도 실현되고 일자리도 만들어진다"며 보다 과감한 인력 확충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세와 지방 세외수입 체납 문제도 언급하며 "지방정부도 체납관리단을 만들어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보기에는 이 분야에서 1만~2만 명 고용도 가능하다. 인건비보다 더 많이 걷히고, 복지 지출까지 줄일 수 있다"며 "공무원들이 사람 뽑는 걸 유난히 아까워하는데, 이건 아낄 일이 아니다"며 행정안전부에 각 지방자치단체별 체납 규모와 관리 인력 현황을 점검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서울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0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jsjeong@yna.co.kr
정지서
jsjeong@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