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외환당국의 대응에도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외화예금 판매 자제를 요청하는 등 환율 방어를 위한 행정지도에 나선 가운데 은행 외화 여유자금 관련 감독 기준도 함께 완화된다.
2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그간 '가용 외화 여유자금' 산정 항목에 제외돼 왔던 중앙은행 외화 초과지급준비금(초과지준)을 포함하기로 했다.
환율 방어 국면에서 은행권의 외화 조달·유동성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한국은행의 외화 초과지준 유도 정책이 실제로 작동하도록 보완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가용 외화 여유자금 비율은 은행이 당장 외화 자금이 빠져나가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가용 외화 여유자금을 3개월 이내 만기도래 외화 차입금으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현재 감독원 지도 비율은 50% 이상이다.
종전에는 국내외 콜론 운용 금액, 타 금융기관 예치금(MMDA), 미사용 커미티드 라인 금액 등이 가용 외화 여유자금 산정 항목에 포함돼 있었다.
반면 외화예금 초과지급준비금은 언제든지 인출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항목에서 빠져 있어 은행들의 실제 외화 여력이 지표상 과소평가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한국은행이 외화 초과지준에 대한 이자 지급을 확대하더라도 초과지준을 예치할 경우 가용 외화 여유자금 산식에서 빠지면서 지도 비율 50%를 맞추기 어려워지는 구조적 제약을 안고 있었다.
사실상 감독상 지도 기준 때문에 은행들이 초과지준 예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초과지준 예치금을 가용 외화 여유자금 항목에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초과지준을 예치하더라도 가용 외화 여유자금 비율이 훼손되지 않도록 기준을 완화해 은행들이 초과지준 예치에 나설 수 있는 유인을 만들어주겠다는 취지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용 외화 여유자금은 규제비율이 아니라 감독 차원에서 참고로 보는 지도 지표"라며 "초과지급준비금은 이자만 포기하면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자금인 만큼 감독당국이 은행 외화 유동성 상황을 모니터링할 때 여유자금으로 감안해 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화 NCR등 법정 규제비율이나 제재 기준을 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규제를 완화한다기보다는 환율 방어 국면에서 은행들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외화 여력을 숫자상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감독 기준 손질은 환율 방어 국면에서 외화예금 억제와 외화 유동성 흡수를 동시에 유도하려는 금융당국의 정책 대응과 맞물려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자 은행권을 불러 모아 외화예금 판매 자제도 요청하고 외화예금 금리 인하와 원화 환전 우대 확대 등을 주문한 바 있다. 외화예금 유치 경쟁이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운다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한국은행도 외화 초과지준에 대한 이자 지급을 확대하며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 흡수를 유도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감독원 시행 수칙상 가용 외화 여유자금 50% 지도 비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종전에는 초과지준 예치금이 이 산식에서 빠져 은행들이 초과지준을 할 수 없는 구조였다"며 "초과지준 예치금도 가용 외화 여유자금에 포함해 주겠다는 건 사실상 감독 기준을 완화해 초과지준 예치를 유인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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