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코스피 활황으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이어지면서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연초 주식형펀드가 채권형펀드보다 활발하게 설정되는 등 국내 자본시장 패러다임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서울 채권시장의 시선은 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은행의 요구불예금 감소 등 자금 여력이 줄어들면서 은행채 발행 증가 가능성을 살피는 모습이다.
올해의 경우 이미 국고채를 필두로 우량 크레디트물의 수급 부담 우려가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은행채 발행이 늘어난다면 관련 수급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만 시중은행의 자금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연초 발행의 포문조차 열지 않았다.
은행의 자금 이탈과 채권 운용 성과는 변수다. 이들이 향후 은행권의 채권 투자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관련 흐름 또한 주목하고 있다.
◇순상환 이어가는 은행채…머니무브·IMA 영향은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올해 들어 보름여 만에 지난해 말 대비 30조원가량 급감했다.
반면 증권사의 고객 예탁금은 같은 기간 3조원 이상 늘었다.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과 함께 대형 증권사들은 속속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상품 출시로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이에 서울 채권시장에서는 은행권의 자금 이탈이 향후 은행채 발행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아직 은행채 발행이 거의 없지만 주식시장 활황 등으로 조달량 증가 등을 두고 추이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며 "다만 이러한 우려가 실제로 시장에 반영되기보단 일부 은행채가 그동안의 과도한 강세를 되돌리는 수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은행채 영향을 가늠하기에는 이르다는 시선도 나온다.
요구불예금 감소가 은행채 조달 증가로 직결되지 않는 데다 은행 특판 예·적금의 경쟁 상품으로 지목되는 증권사 발행어음과 IMA의 금리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더욱이 1월의 경우 계절적으로 요구불예금이 감소하는 흐름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은행권은 여유를 가지고 상황을 살피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1월의 경우 통상 은행권의 요구불예금이 감소하곤 한다"며 "지금은 은행권이 발행에 적극적인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은 올해 들어 순상환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은행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대체로 전체 자금량이 크게 줄지 않았거나 지난해 말 조달분으로 여력이 상당해 당장 시급하게 시장을 활용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5대 시중은행 중 순발행 기조를 보인 건 NH농협은행뿐이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들어 채권 발행조차 아직 하지 않았다.
◇투자 여력은 변수…수급 부담 가중할까
은행이 채권시장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는 점은 관전 요소다.
은행이 채권시장의 적극적인 매수 주체의 역할 또한 하는 터라 향후 이들의 자금 여력 하락이 투자 수요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예금 측면에서 여유가 많다면 결과적으로 이후 채권 운용 자금 측면에서도 여유가 생기지만 지금과 같은 자금 이탈 현상이 계속된다면 매수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경우 크레디트 시장에서 공사채와 특은채 등 우량물을 주로 매수해왔다.
문제는 올해 대미 투자펀드 조달과 정책 사업 강화 등으로 공사채와 특은채의 발행 물량 증가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은행을 포함한 주요 채권 투자자들이 매수에 적극적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권의 자금 이탈이 크레디트 수급에 수요 둔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환경인 셈이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은행의 채권 매수 여력이 줄어든다면 크레디트 시장의 수급은 지속해 좀 더 타이트해지는 추세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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