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증권사 진짜 주체는 ETF 투자 개인…구조적 머니무브"
외국계 IB "기계적 헤지 수요에 불과…수급 펀더멘털 취약"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최근 코스피 상승장을 주도하는 '금융투자(증권사)'의 매수 성격을 두고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이를 파생상품 방어를 위한 '기계적 마켓메이킹'이라며 구조적인 수요가 약하다고 지적했으나, 국내 증권사는 개인 투자 자금이 ETF(상장지수펀드)로 쏠리며 나타난 '구조적 머니무브'라고 봤다.
21일 이재원·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금융투자의 순매수세는 차익거래나 ELS(주가연계증권) 헤지 물량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한 외국계 IB가 한국 증시 상승에 대해 "ELS 등 구조화 상품 발행에 따른 기계적 헤지 수요에 불과하다"며 펀더멘털이 취약하다고 지적한 것과 배치된다.
이재원·노동길 연구원은 "금융투자의 수급 요인으로 현선물 차익거래, ELS 헤지, 프랍 트레이딩(고유계정 거래) 등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현재의 대규모 우상향 순매수 흐름을 이들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 근거로 선물 시장의 동향을 들었다. 만약 금융투자의 현물 매수가 선물 헤지 성격(현물 매수+선물 매도)이었다면 선물 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가 나타나야 하는데, 현재 뚜렷한 선물 수급 방향성은 부재하다는 것이다.
또한 ELS 발행 규모는 오히려 지속 감소 중이며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프랍 트레이딩 규모 역시 유의미하게 늘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투자증권은 금융투자의 탈을 쓴 진짜 매수 주체는 '개인'이며, 그 매개체는 'ETF'라고 진단했다.
올해 들어 금융투자는 3조6천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2조7천억원을 순매도해 겉으로는 개인이 시장을 떠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개인이 직접투자를 줄이고 ETF를 통한 간접투자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착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의 수요 증가로 시장에서 ETF 가격이 순자산가치(NAV)보다 높아지는 프리미엄이 발생하면, 유동성 공급자(LP)인 증권사(금융투자)는 현물 주식 바스켓을 매수해 ETF를 설정하고 시장에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통계상으로는 '금융투자의 순매수'로 잡히지만, 실질적으로는 개인의 ETF 매수 자금이 증권사를 거쳐 현물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번 랠리가 일시적 테마가 아닌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과 맞물린 구조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국내 상장 ETF 순자산총액(AUM)은 2016년 20조 원에서 10년 만에 324조 원으로 16배 넘게 급성장했다. 특히 퇴직연금 내에서 실적배당형(ETF 등) 상품 비중은 2018년 9.7%에서 2024년 17.5%로 80% 이상 증가하며 자금 유입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퇴직연금 적립금은 매년 10%대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 비중이 74.6%에 달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대기 자금도 풍부하다"고 분석했다.
이들 연구원은 "현재의 수급을 단순히 개인이 주식을 떠나고 기관이 기계적으로 방어하는 장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퇴직연금과 ETF 성장에 힘입어 자금의 성격이 장기적 추세로 변하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 완화와 안정적 유동성 공급이 가능해진 만큼 국내 증시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신한투자증권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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