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자경단이 일본 금리 폭등을 야기한 것은 표면적으로 일본의 감세 정책에 따른 재정 악화 우려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무용지물로 보이는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가 별다른 효과도 없이 돈을 쏟아붓는 관습을 이어갈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경제를 살릴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21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일본 국채 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7.29bp 오른 2.3440%를 나타냈다. 30년물 금리는 26.79bp 뛴 3.8790%, 40년물 금리는 26.99bp 급등한 4.2150%를 기록했다. 일본 국채 40년물 금리가 4%대에 진입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일본 투자자들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다음 달 실시하는 조기 총선에 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른바 재정 확장은 다카이치 총리의 핵심적인 정책 기조로, 약 8%인 식품 소비세를 2년간 부과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방대한 규모의 재정 지출 방안도 시행될 예정인데, 다카이치 총리의 약 18조3천억 엔 규모의 부양 패키지가 지난해 11월 승인된 바 있다.
채권 금리가 급등한 것은 감세정책과 더불어 어떤 재정 지출 정책도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불신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일본이 과거부터 부채를 쌓는 것 외에는 별다른 효과 없이 현금을 뿌리는 습관을 들여왔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지난 1992년 이후 '추가 경정' 예산 형식으로 편성된 부양책은 20여 차례에 달한다. 1990년대에는 도로와 교량 건설, 사회적 지출, 은행 구제금융 등에 98조 엔을 썼다. 2000년대에는 가계 현금 지원과 대형 가전제품 구매 보조금 등에 42조 엔의 정부 지출이 투입됐다.
2010년대에는 2011년 후쿠시마 지진과 쓰나미 이후 복구를 위해 111조 엔이 들어갔고, 공공사업 지출과 새로운 현금 지원이 이어졌다.
2020년대 들어 특별 부양책 법안은 현재 약 387조엔에 달한다. 그중 상당 부분은 팬데믹 시기의 지출이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부양책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재정 지출 정책 가운데 어느 것도 큰 경제적 효과를 내지 못했고, 부채는 반대로 불어났다. 지난 1990년대 거품 경제가 붕괴할 당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63%였던 부채 수준은 현재 250%까지 불어났다.
만약 그동안의 모든 부양 노력이 경제 활동을 자극했다면 GDP 성장률이 부채의 축적 속도를 앞질렀어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셈이다.
대신에 정부가 갚아야 할 부채 원리금 상환액은 정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한다. 2025 회계연도 원리금 상환액은 28조 엔에 달했다.
게다가 일본은행(BOJ)은 이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서서히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미래에 이런 수치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일본 정부에 의구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은 대부분의 다른 서구 경제를 감염시키고 있는 '고부채·저성장' 정책 모델의 극단적인 사례"라며 "일본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지 여부는 전 세계에 교훈 아니면 경고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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