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회피로 이익 창출…차주, 거래은행 선택권 제한 피해
하나 869억·국민 697억·신한 638억·우리 515억 과징금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정필중 기자 =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개 대형 시중은행이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활용하며 부동산 담보대출시장 경쟁을 제한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는다.
공정위는 4개 대형 시중은행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명령(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과징금 2천720억1천400만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업자별 과징금은 하나은행 869억3천100만원, 국민은행 697억4천700만원, 신한은행 638억100만원, 우리은행 515억3천500만원이다.
부동산 LTV는 차주가 제공하는 부동산 담보물 가치 대비 몇 퍼센트까지 은행이 담보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지에 관한 정보다.
은행들은 소재지와 종류별로 부동산 LTV를 정해놓고 필요시 조정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4개 대형 시중은행은 최소 736건에서 최대 7천500건에 이르는 각 은행의 LTV 정보 전체를 장기간에 걸쳐 수시로 필요할 때마다 서로 교환했다.
공정위는 이 사건에서 경쟁제한적 정보교환행위 금지규정이 신설된 2021년 12월 이후의 행위를 제재대상으로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각 은행 실무자는 담당자가 교체되더라도 정보교환이 중단없이 계속 이뤄질 수 있게 은행별 정보교환 담당자, 교환 방법 등을 정리했다. 전·후임자 사이에 인수인계를 하며 장기간에 걸쳐 정보교환 담합행위도 실행했다.
4개 시중은행은 다른 은행 정보를 체계적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4개 시중은행의 LVT가 장기간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각 은행은 경쟁 은행의 영업전략에 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중요한 거래조건인 LTV를 통한 경쟁을 회피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었다.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4개 대형 시중은행의 LTV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됨에 따라 차주들은 거래은행 선택권이 제한되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고 공정위는 진단했다.
4대 시중은행의 정보교환행위로 결정된 LTV는 정보교환에 참여하지 않은 은행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2023년 기준 4개 시중은행의 LTV 평균은 비담합은행 대비 7.5%포인트 낮게 형성됐다. 공장, 토지 등 기업대출과 연관성이 큰 비주택 부동산의 LTV 평균은 8.8%포인트로 낮았다.
공정위는 금융 분야에서 장기간 유지됐던 경쟁제한적 행태를 적발해 제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독과점이 굳어진 분야에 경쟁을 촉진해 금융 소비자 권익을 보호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술력과 사업능력이 충분한 중소기업에는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생산적 금융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정위는 이 사건이 지난 2021년 12월 30일부터 시행된 경쟁제한적 정보교환 담합행위 금지 규정이 적용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고 진단했다.
또 이번 조치를 통해 중요 거래조건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방법으로 경쟁을 제한한 행위도 제재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금융은 물론 각 분야에서 정보를 교환하는 방법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감시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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