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한상민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 시중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 담합 혐의를 인정하고 총 2천7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자 은행권은 담합으로 보기 어렵다며 즉각 반발했다.
각 은행은 공정위 의결서를 정식으로 송달받은 뒤 법률 검토를 거쳐 행정소송 등 대응 수단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선례가 남는 사안인 만큼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는 21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부동산 담보대출의 핵심 거래조건인 담보인정비율(LTV)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활용해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하고,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천720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아직 공정위로부터 공식 의결서를 전달받지 못해 구체적인 법적 대응 시점과 방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담합 판단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의결서를 받는 대로 즉각 행정소송에 돌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LTV 담합 의혹이 제기됐을 때부터 담합이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소명해왔고, 선례가 남을 수 있는 부분이어서 행정소송 등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액이나 세부 내용도 정식으로 받은 게 아니라 의결서가 와야 직접적인 움직임을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는 의결서 내용을 법률적으로 검토해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대부분 금융지주들이 법무법인을 선임해 계속 소통해왔던 만큼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담합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LTV는 경락률 등 유사한 지표를 바탕으로 산정하고 가계대출은 법으로 정해진 범위 안에서 오히려 더 보수적으로 운영하기도 한다"며 "이걸 담합으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은 공정위 판단에 대한 법리적 이견과 함께 LTV 산정 구조 자체가 담합으로 해석되기 어렵다는 점을 공통으로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공정위 단계에서 부당한 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소명했지만 다른 결과가 나와 아쉬운 상황"이라며 "아직 의결서가 나오지 않아 판단 이유를 알 수 없는 만큼, 의결서가 송달되면 세부 내용을 검토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이번 소송의 핵심이 '정보 교환'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로 인정될 수 있는지, 그리고 해당 정보가 실제로 LTV 결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LTV가 금융규제와 내부 리스크 관리 기준의 제약을 크게 받는 구조적 변수라는 점, 각 은행의 실제 운용 방식과 적용 시점이 다를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공정위 판단과 경쟁 제한 사이의 인과관계를 다툴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에서는 행정소송이 시작될 경우 1심과 항소심, 대법원까지 이어질 수 있어 최종 결론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처분의 정당성과 '담합' 판단이 핵심인 만큼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며 "의결서가 도달하는 대로 법률 검토를 거쳐 대응 수위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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