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잇달아 환율 수준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롱(매수) 심리가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
22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날 새벽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보다도 5.40원 추가 하락해 1,465.90원에 마감했다.
정규장과 야간 거래를 합친 하루 변동폭은 17.20원으로, 지난해 12월 30일(23.00원) 이후 3주 만에 최대치다.
달러-원 환율의 하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과 관련해 유럽 국가들에 대한 강경 조치를 철회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국내 당국 수장의 발언이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본에 비하면 원화는 평가절하가 덜된 편"이라며 "당국은 한두 달이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걸로 예측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시작된 오전 10시 전후부터 달러-원 환율은 밀리기 시작했고 환율 수준을 언급한 해당 발언에 급락하며 레벨은 단숨에 1,470원 선을 하회한 바 있다.
같은 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환율 레벨 수준에 대한 인식을 언급하며 달러-원 누르기에 힘을 보탰다.
이 총재는 전일 '한은-네이버 공동 AX 컨퍼런스' 도중에 기자들과 만나 "어떤 모델로 봐도 지금 환율 수준은 높은 수준"이라며 "언제 조정될지는 모르지만 조정될 때를 대비해서 준비를 잘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같은 발언들이 단순한 코멘트를 넘어 환율 상단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수급 상황을 제외한 추가적인 롱플레이는 크게 제한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요즘엔 오히려 딜러들이 달러를 못 산다"며 "달러-원 환율이 눌릴 때마다 아래에서 들불처럼 빠르게 올라오는데 정작 사야 할 때 가격이 비싸져서 놓치고 거래량이 튀면 당국의 문의 전화를 받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대통령과 한은 총재의 주요 발언 이후 외환 당국이 단기적으로 환율 레벨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시장 전체적인 달러 롱심리가 물러나는 데 당국자들의 '레벨 개입'이 주효했다는 반응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딜러는 "어제 대통령 발언 이후 당국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이 강하게 나왔다"며 "레벨마다 한 번씩 눌러줘서 롱스탑을 유발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여기서 놔두면 롱 심리가 살아나니 꾸준히 1,460원 아래로 미는 시도를 계속해야 환율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엔 외환 당국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개입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NDF에서 레벨을 먼저 낮춘 뒤 픽싱 전후로 현물 개입을 병행하면 큰 자금을 쓰지 않고도 기대를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른 시장 관계자 역시 "결국 중요한 건 시장의 기대를 꺾는 것"이라며 "당국이 지속적인 롱스탑을 만들어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환에서 손해를 계속해서 보게 되면 매수를 늦출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기업들도 수출분을 매도할 수 있어 당분간은 정부가 레벨 개입을 해야 할 것"이라며 "어제처럼 대통령과 한은 총재가 직접적인 레벨을 언급한 것은 바람직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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