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21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환율 관련 발언과 국민연금의 국내투자 확대 계획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락한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의 상단이 뚜렷하게 제한될 것으로 평가했다.
22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에서 고점을 1,481.40원까지 높였으나, 장중 하방 재료들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하락 전환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당국에 의하면 한두 달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예상 환율 레벨을 언급했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오는 26일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내외 투자 비중 조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의 매도 심리가 한층 강화됐다.
해외투자를 줄이고 국내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이 설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서울 외환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여파다.
이 소식에 달러-원은 야간 연장거래에서 한때 1,464.2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달러-원 상단이 1,470원선 부근에서 형성됐다는 인식 속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두는 분위기다.
전일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1,470원대에서 출회된 데다, 금리·달러인덱스 등을 종합했을 때 고점 인식이 나온다는 판단에서다.
A은행의 주포 외환딜러는 "그동안 글로벌 달러가 약세여도 고환율이 수개월간 이어졌는데, 우선 달러-원은 1,470원선에서 막힌 모습"이라며 "외부적인 충격이 없다면 이 수준에서 무리하게 달러를 매입하려는 수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화 금리 수준만 놓고 봐도 환율이 많이 오버슈팅된 측면이 있다"며 "수출업체들도 본격적으로 고점 인식이 형성된다면, 월말을 맞아 네고 물량도 더 출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증권사의 딜러도 "대통령의 발언과 연금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환율이 하락했다"면서 "달러 매도 심리에 많은 영향을 주는 상황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470원대 환율은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이미 높은 수준"이라며 "환율이 1,400원 전후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대통령님 발언의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해당 발언 자체가 당국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의 원화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원화가 추가 강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며 "현재로서는 1,470원~1,480원 구간이 달러-원의 고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470원대에서는 수출업체 네고도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나오고 있고, 지난해 연말 외환당국 개입 당시 환율도 1,480원 부근이었다"며 "이 레벨을 상회한다면 당국 개입이나 연금의 환헤지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시장도 반영하고 있어,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임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다만, 달러-원 환율의 하락 전망을 성급하게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제기됐다.
C연구기관의 외환전문가는 "전날 하루의 움직임만으로 환율의 상승 흐름이 종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수급 여건의 개선 조짐이 보이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에 시장 참가자들도 롱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던 가운데 1,480원대에서는 롱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었다"며 "증권 자금 흐름을 보면, 개인의 해외투자도 지난해 10월 수준에서 12월 수준으로 점점 둔화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로 무역수지가 평소보다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한 점도 수급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지난 9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작년 11월 경상수지는 122억4천만달러 흑자로 동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68억1천만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1년 전(100억5천만달러)과 비교해도 27.1% 늘었다.
다만, "일본의 재정 건전성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는 환율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C기관 전문가는 덧붙였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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