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극심…3분의 1 이하 종목만 3% 이상 상승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꿈의 5,000 시대을 열어젖힌 유가증권시장에서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국내 경제가 양극화된 'K자형' 회복을 이어가는 흐름을 고스란히 반영한 모습이다.
◇역대급 강세장에도 절반 이상 종목이 하락
22일 연합인포맥스 분석에 따르면 작년 마지막 거래일 이후 현재까지 코스피 시가총액은 582조6천700천억 원가량 증가했다. 이 시총 증가분의 절반은 삼성전자(30.07%)·SK하이닉스(11.12%)·현대차(8.87%) 등 상위 3개 종목의 시총 증가분이 차지했다. 인공지능(AI) 전환 속에서 AI용 반도체 테마에 속하는 메모리 기업과 피지컬AI 테마에 속하는 로봇·자율주행 기업의 주가가 박스권에서 움직이던 코스피를 연초에 밀어 올린 것이다.
실질적으로 크게 상승한 개별종목의 비중도 3분의 1 이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피 종목 954개 중 3% 이상 상승한 종목은 299개에 불과하다. 조금이라도 상승한 종목은 415개로, 역대급 강세장 속에서도 절반 이상이 하락했다. 코스피 5,000 시대의 실체는 전반적인 경제호황이 아니라 AI발(發) 수혜주 상승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ING "반도체 크게 의존…나머진 미미한 수준"
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K자형 회복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계 금융기관 ING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한 반도체 수요에 크게 의존 중이나, 그밖에 산업 부문의 회복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최근의 경제지표는 K자형 회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ING는 제조업 내부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부문은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석유화학·철강·가전·2차전지 등 주요 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때문에 부진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연합인포맥스 업종등락률(화면번호 3211)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률(16.51%)을 웃도는 업종은 운송장비/부품, 전기/가스, 건설, 기계/장비, 제조, 전기/전자, 금속 등 7곳에 그쳤다.
반대로 코스피 상승률을 밑돈 업종은 금속, 유통, 증권, 운송/창고, 통신, 제약, 의료/정밀기기, 화학, 금융, 오락/문화, IT서비스, 일반서비스, 부동산, 은행, 보험, 음식료/담배, 종이/목재, 비금속, 섬유/의류 등 대다수였다. 이 중 음식료/담배(0.15%), 섬유/의류(-2.69%) 등은 내수 부진을 나타냈다.
◇ 반도체 관세 압박에 내수 전망도 불투명
문제는 K자형 회복과 반도체 강세장마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 반도체 기업을 겨냥해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와 관련해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대만과 미국의 반도체 관련 관세 협상에서 확인되듯, 미국에 대한 투자와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며 "시장에 얼마나 부담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반도체 사이클의 형태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재 업황도 온전히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은 "올해 내수 소비와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면서도 "실제 소매유통업 경기는 업태별 편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백화점업태만이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 긍정적 흐름을 예상했고, 이를 제외한 오프라인 유통업태는 소매유통경기에 대해 부정적 흐름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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