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21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황남경 기자 = 당정(더불어민주당·정부)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개정에 시동을 걸면서 '코스피 5,000' 시대를 향한 투자자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고조되는 여야 갈등과 각종 현안으로 국회 입법 논의는 다소 속도가 떨어진 듯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3차 상법 개정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국회 통과는 시간 문제라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들을 청와대로 초대해 오찬을 한다.
코스피가 사상 첫 5,000선을 돌파한 상황에서 정부 정책을 평가하고 당정의 자본시장 활성화·선진화를 위한 당정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지난해 6월 출범한 코스피5,000특위는 그동안 두 차례 상법 개정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한 입법을 뒷받침했다.
앞서 국회를 통과한 1차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고, 2차 상법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이 포함됐다.
현재 특위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애초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3차 상법 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회의가 취소되면서 심사는 잠정 연기됐다.
법사소위 연기로 이달 중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시나리오는 사실상 힘들어졌지만, 정부·여당이 상법 개정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중요성을 연일 언급한 만큼 '우선 순위' 정책 중 하나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눈앞에 둔 코스피 5,000 시대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3차 상법 개정안으로 자본시장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스피 상승세를 "주식시장 정상화 과정"이라고 평가하고 기업 지배구조 리스크 등 국내 증시 저평가 원인이 해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 여야 갈등 고조 속 입법 논의 난항…국힘은 상임위 보이콧
지난해 11월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성격을 '자본'으로 명시하고,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하면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기존 자사주를 보유 중인 기업이라면 법이 시행된 날로부터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한다.
자사주가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소각을 의무화해 일반 주주의 이익 침해를 막겠다는 취지다.
임직원 보상 등 특정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자사주 보유 또는 처분이 가능하지만, 회사가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을 수립해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보유·처분 계획 승인없이 자사주를 1년 이내 소각하지 않거나 계획 내용을 위반했을 때는 이사 개인에게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애초 지난해 말 처리가 목표였으나 내란전담재판부법 등 굵직한 쟁점 법안에 밀려 해를 넘겨 계류됐다.
올해 들어 정부·여당이 3차 상법 개정을 위해 다시 시동을 걸고 있지만, 국회에서 입법 논의는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지난해부터 민주당의 상법 개정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국민의힘은 3차 상법 개정안을 '기업 옥죄기' 법으로 규정한 상태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적정한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할 경우 기업 경영활동이 위축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이 최근 '상임위 보이콧'에 나선 점도 난항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통일교·공천헌금' 특검 수용을 요구하는 장동혁 대표의 무기한 단식이 끝날 때까지 모든 국회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 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날 열릴 예정이던 법사소위에서 4심제와 대법관 증원법, 3차 상법 개정안 등 여당 추진 법안을 상정하기로 하자 이에 거세게 항의하며 법사위 일정을 전면 거부했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은 하루가 다르게 모든 성장 동력이 꺼지고 있다. 일자리를 위한 투자를 더 이상 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으로 기업을 옥죄고 있다"며 "그런데 또 자사주 소각(의무화)까지 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나경원 의원(가운데)을 비롯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21일 국회에서 법사위 상황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곽규택, 오른쪽은 조배숙 의원. 2026.1.21 scoop@yna.co.kr
◇ 경제계 "경영 불확실성 키울 것"…배임죄 폐지도 숙제
경제계와 의견 조율도 관건이다.
경제계는 자사주 소각을 강제 시행하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 8단체는 최근 개정안 보완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이들은 회사 재산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특정 대주주에 입맛에 맞게 활용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입법 취지에 맞게, 합병 등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소각 의무를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합병 등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할 때 감자 절차를 적용하지 말고 자사주 소각 유예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선 상법 개정 과정에서 당정이 경제계에 약속했던 '배임죄 폐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 형법이 제정된 1953년부터 시행돼 온 대표적 경제 형벌인 배임죄는 기업인의 정상적인 경영 판단까지 범죄로 몰아 경영과 투자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당정은 상법 개정과 노란봉투법 등에 따른 경제계 반발을 달래는 당근 차원에서 지난해 배임죄 폐지를 공언했다.
범죄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포괄적인 배임죄를 폐지하고 처벌이 필요한 행위에 대해선 별도 입법을 통해 구체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논의를 주도하는 경제형벌·민사책임 합리화 태스크포스(TF) 내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데다가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제거 목적"이라며 배임죄 폐지를 반대하고 있어 협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 8단체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에 따른 형사 책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배임죄 제도 개선을 3차 상법 개정 이전에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스피5,000특위 관계자는 "3차 상법 개정을 되도록 빨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게 목표"라면서도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의견 수렴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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