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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남공단 현장의 호소…"약가 인하 시 최대 3조6천억원 손실 불가피"

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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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급감으로 최대 1만4천800명 일자리 위협받을 것"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노사 현장간담회

[촬영: 정수인 기자]

(경기=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약가인하가 그대로 시행된다면 향남제약공단 입주기업들을 비롯한 국내 제약산업에 피해가 집중되어 최대 3조6천억 원의 손실이 불가피합니다. 의약품 품질혁신을 위한 설비 투자와 인프라 개선, 연구개발은 멈추어 설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경기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한국제약협동조합 회의실에서 개최한 '정부 약가 개편안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한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이번 간담회는 비대위와 향남제약단지 노사가 대규모 약가 인하를 담은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이 산업과 의약품 생산 현장에 미칠 위험성과 파장을 점검하고, 정책 재검토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약가 산정기준을 개편해 제네릭(복제약) 및 특허만료의약품 약가 산정률을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 수준으로 조정해 현재 53.55%에서 40%대로 줄인다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놨다.

높은 제네릭 약가로 국내 산업계가 신약개발보다 제네릭에 집중해 최근 5년간 등재된 240개 신약 중 국내 개발 신약은 단 13개(5.4%)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 정부가 개편안을 내놓은 배경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비대위와 노사는 '의약품 생산 최전선에서 드리는 호소문'에서 제약 업계 노동자의 고용불안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비대위 측은 기 등재의약품 2만1천여 개 약가를 인하할 경우 최대 3조 6천억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2024년 기준 약품비인 26조8천억 원에서 제네릭 비중이 53%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대 인하율인 25.3%를 곱하면 최대 3조6천억 원의 손실이 우려된다는 이야기다.

매출 급감에 따라 최대 1만4천800명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매출 감소 예상액인 3조6천억 원을 제약산업 고용유발계수(4.11명/10억 원)을 적용해 계산한 결과다.

이들은 "산업 전체 종사자 12만 명 중 10% 이상의 실직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라인 축소나 폐쇄 등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지만 비대위 대외협력부위원장은 "국산전문의약품 생산 감소로 의약품 수급 불안과 고가의 수입의약품 대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최근 약가인하로 제네릭 32.1%, 4천64개 품목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필수 및 퇴장방지 의약품부터 정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해 공급부족의약품 275개 중 38.6%가 채산성 악화에 기인했다"며 "현재도 항생제, 분만유도제, 신생아 호흡곤란 치료제 등 필수의약품의 품절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가인하 손실 보전을 위해서는 저가 해외 원료로 전환할 수밖에 없어 국내 원료산업은 고사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23년 25.4%, 2024년 31.4%로, 특히 합성 의약품 원료자급률은 한 자릿수 수준이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일방적 약가인하 추진 중단, 국내 제약산업의 고용안정 보장, 보건안보를 책임지는 국내 제약산업 적극 육성을 촉구했다.

오상준 화학노련 경기남부본부 의장은 "약가 인하를 하게 되면 중소기업 업체들은 원료를 싼 것을 쓸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들이 이틀이면 나을 수 있는 약을 4~5일 동안 처방받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 의장은 "좋은 약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고용이 불안하면 좋은 약이 나오겠나"라면서 "정부는 무조건 밀어붙이지 말고 산업계에 있는 사람들과 상의하고 검토한 다음에 알맞은 정책을 시행했으면 좋겠다. 필요하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비대위 위원단장을 비롯해 한국노총 화학노련 의약·화장품 분과 노조위원장단, 향남제약단지 입주기업 대표 및 공장장, 취재진 등 약 80명이 참석했다.

향남제약공단은 1985년 조성된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의약품 제조 전문 산업단지로, 대한민국 의약품 생산량의 약 30% 매출인 7조7천150억 원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36개 기업 39개 사업장이 입주해 있으며 4천821명의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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