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에 이어 SK텔레콤도 초기 투자가 주가 리레이팅으로
(서울=연합인포맥스) ○…주가를 끌어올린 건 새로운 뉴스가 아니었다. 최근 투자자들은 기업의 '투자 장부'를 열람하며 과거의 기억에 묻어뒀던 딜을 발굴하는 데 한창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AI 기업의 IPO 레이스가 본격화하자, 투자 지분 가치가 부각되며 국내 기업의 주가에도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한 외신은 올해 미국 IPO 시장을 '헥토콘의 해'로 규정하며, 초대형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증시 데뷔 가능성에 주목했다.
헥토콘은 기업가치가 1천억달러(약 147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뜻한다. 현재 1천억원 이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기업만 해도 5곳이다. AI가 기술 기업의 성장 한계를 끌어올리면서, 유니콘·데카콘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초대형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단군 이래 최대 IPO'였다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첫날 시총이 118조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헥토콘 5개 기업의 상장은 국내 시장 기준으로는 비교 자체가 어려운 규모다.
중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딜로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증권시장연구그룹(CMSG)은 올해 홍콩 IPO 시장에서 160건의 신규 상장과 최소 3천억홍콩달러 이상의 자금 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공모 자금만 56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셈이다. 특히 IPO를 통해 조단위 자금을 조달하려는 대형 IPO가 7건 이상이 등장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IPO 풍년은 국내 시장의 시선도 바꾸고 있다. 초대형 상장이 예고되며 글로벌 증시의 밸류에이션 눈높이가 한 단계 높아지자, 투자자들은 국내 상장사들이 과거에 단행했던 전략적 투자 이력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단순한 평가익을 넘어, 해당 투자가 본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기업가치 리레이팅의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SK텔레콤과 미래에셋증권이다.
먼저 SK텔레콤은 이번 주에만 11.57% 급등했다. 1년 1개월 만에 주가는 6만원 선을 회복했다.
주가 상승의 방아쇠를 당긴 건 미국 IPO 3대장 중 하나인 앤트로픽과의 연결 고리가 부각되면서다. 사실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투자가 진행된 건 이미 3년 전으로, 앤트로픽의 IPO가 가시화되면서 투자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었다.
다만 달라진 건 시장의 시선이다. 스페이스X가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투자 이력이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퍼졌다. 미래에셋증권의 주식은 스페이스X의 지분가치와 본업 기대감을 타고 이달에만 27.84% 뛰었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건 지난달 중순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에 집중되었던 관심은 딜의 진짜 '주역'을 찾아나가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도 또 다른 케이스 스터디를 시작했다. 이들의 눈에 걸린 게 SK텔레콤이다. 스페이스X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앤트로픽의 IPO에서 수 조원대의 지분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관심은 결국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주가가 오르면서 SK텔레콤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도 바뀌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앤트로픽의 지분 가치를 이유로 SK텔레콤에 대한 목표 주가를 7만원 선으로 올려 잡았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앤트로픽 지분가치 재평가를 반영해 목표 주가를 기존 대비 16.4% 상향한다"며 "기존 EV/EBITDA 밸류에이션으로 산출한 영업가치 21조3천억원에 앤트로픽 지분가치 2조원을 합산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AI 키워드가 통신사의 기업가치 상향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AI 투자에 따른 지분가치 재평가 외 향후에는 실적 개선 기여도 확대와 멀티플 리레이팅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부 박경은 기자)
[출처 : 연합인포맥스]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