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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민연금 기금위, 외환시장 안정 시그널 분명 있을 것"

2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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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박준형 기자 = 오는 26일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달러-원 환율이 조정 국면으로 진입하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나친 달러 강세가 글로벌 금융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인식 속에 미국과 일본이 강력한 공조 위력을 펼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달러-원 환율의 상방 압력을 높였던 해외투자를 축소할 가능성이 커 보여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5일 연합인포맥스와 전화 통화에서 "국민연금 기금위의 역할을 간과해선 안된다"라며 "이번 기금위에서 외환시장 안정에 상당히 도움을 주는 시그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첫 기금위가 환율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줄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에서 뭔가 새로운 굿 뉴스가 아마 나오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점차 (고환율 상황이) 해소가 되지 않을까 보인다"며 기대감을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연금 기금위 회의가 1월에 소집된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통상 기금위는 2~3월께 그해 첫 회의가 열리지만, 국민연금은 올해 지난해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 첫 회의 일정을 잡았다.

국민연금 기금위는 이번 회의에서 해외 투자를 줄이고, 국내 투자를 확대하는 자산 배분 조정과 험께 환 헤지 비율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위가 예고한 올해 말 기준 국내 주식 비중은 14.4%로 자산군별 투자허용 범위에 따른 ±5%포인트(p)의 허용치를 고려하면 19.4%까지 국내 주식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이미 17.9%인 데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비중 확대가 불가피한 상태다.

선진국 대비 현저히 낮은 환 헤지 비율도 검토해야 할 대상이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원화, 약세의 막바지 국면인가'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의 환 헤지 확대 가능성을 예측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따라 미국 달러 기준 500억~600억 달러 규모의 선물환 매도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더불어 현재 약 2% 수준에 불과한 국민연금의 환 헤지 비율을 일본·호주·대만 등 주요국 연기금 수준인 최소 20%로 상향 조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초강력 공조는 환율 안정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수 있다.

전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20원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런던 외환시장에 달러-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했다는 소식이 엔화 강세로 이어지며 원화도 동조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국이나 시장 참여자가 현재 환율 수준을 점검한다는 뜻을 가진 레이트 체크는 통상 시장에서 구두 개입과 같은 효과를 낸다.

정부는 최근 엔화와 원화 간 동조화 기조가 강했던 만큼, 미일 외환당국의 강력한 메시지가 당분간 원화 강세를 이끌 대외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공조가 환율 방향성에 꽤 영향을 줘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최근 엔화가 원화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일본의 대응은 확실한 효과를 수반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내외 통화당국 수장도 환율 고점론에 힘을 싣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구 부총리와 회동해 환율 현안을 논의하며 "최근의 원화 약세가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는 이례적 발언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도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21일 대통령의 환율 언급이 나온 직후 "어떤 모델로 봐도 지금 환율 수준은 높은 수준"이라며 "시간을 가지고 특히 기대가 변하면 조정될 거라고 보고 있다. 누가 봐도 현재의 환율 수준은 조정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는 원화 약세가 구조적으로 굳어졌다는 시각과 거리를 두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해외 투자은행들도 원화 강세 전환 가능성을 점차 반영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앞선 보고서에서 달러-원 환율이 중기적으로 1,390원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8%로 전년도 대비 가속화된 경제 성장률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규모, 무엇보다 정부와 한은, 그리고 미국 재무부까지 뚜렷한 공조 신호를 보내고 있음을 고려하면 원화 강세 요인은 충분하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설명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대외 여건 변화에 더해 국민연금의 전략적 선택이 맞물릴 경우 환율 조정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KRW - Last Innings of Weakness?' 보고서 캡쳐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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