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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당국의 이례적 레이트 체크…미일 공조 개입 현실화하나

2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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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지난 23일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요 은행들에 '레이트 체크'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미국과 일본의 외환 시장 공동 개입이 현실화할지 시장 관심이 커지고 있다.

◇美레이트 체크, 미일 공조 가능성 시사

2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지난 23일 전일보다 1.75% 밀린 155.63달러를 기록했다. 엔화는 연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엔화 상승률은 지난해 8월 1일 이후 최대 폭이다.

뉴욕 연은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없지만, 시장에서 뉴욕 연은이 주요 은행들을 상대로 기준 환율을 확인하는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다는 관측이 확산하며 엔화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된 영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당국이 이례적으로 레이트 체크에 나섰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미국과 일본이 엔화 약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공조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과거 레이트 체크가 즉각적인 시장 개입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당국이 과도한 엔화 약세를 문제로 보고 있다는 신호기 때문이다.

레이트 체크는 일반적으로 당국이 환율 변동을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시장 개입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변동성이 커지고 구두 개입만으로는 시장을 제어할 수 없을 때 주로 실시된다. 2022년 이후 엔저 국면에서 미국 당국에 의한 레이트 체크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엔화와 일본 국채 매도가 연쇄적으로 이어져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번질 수 있는 사태를 경계하며 미·일 양국이 공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엔화 약세와 일본 국채금리 급등 등 일본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이 이런 예상을 강화했다.

베선트 장관은 최근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해 "일본으로부터의 파급 효과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BMO글로벌자산관리의 비판 라이 매니징 디렉터는 "과거 사례를 보면 레이트 체크가 반드시 시장 개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뉴욕 연은이 레이트 체크를 했다는 사실은 만약 달러-엔 시장 개입이 이뤄진다면 (일본의) 단독 개입이 아닌 (양국 간) 공조 개입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과 일본 모두 현재 엔화 환율 수준에 만족하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며 "환율을 움직일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면 모두가 즉각 반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콜롬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에드 알프세이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 재무부는 일본 국채 시장의 불안이 미 국채 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안정화 수단으로 환율 개입을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엔화 반등 폭이 컸기 때문에 레이트 체크 뿐만 아니라 실제 개입에도 나섰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의 우에노 다이스케 수석 외환 전략가는 "레이트 체크를 계기로 한 엔화 매수 흐름에 맞춰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실제 개입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후쿠오카파이낸셜의 사시키 도오루 수석 전략가는 미·일 공조 개입 가능성에 대해 "달러 약세 요인이 되기 때문에 미국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등 미국 측의 이점이 크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내다봤다.

◇당분간 변동성 확대…시장 개입의 장기적 효과에는 회의적

전문가들은 미 당국의 개입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엔화 매도 포지션 청산이 가속화되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달러-엔 환율은 정책 당국자의 발언과 시장 개입 관련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황에서 미국이 개입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과도한 엔저를 막는 동시에, 간접적으로 일본 국채 시장의 안정을 돕는 것이 양국의 공통 목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설령 실제 개입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미국이 개입에 관여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인식되는 것만으로도 엔화 매도 포지션의 급격한 되돌림(숏커버링)을 가속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레디아그리콜의 발렌틴 마리노프 전략가는 "이날의 가격 움직임은 개입 경계감으로 인해 엔화를 조달통화로 사용하는 캐리트레이드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음을 시사한다"며 "과거 당국이 개입했던 수준에 매우 가까운 지점에서 시장이 얼마나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양국의 시장 개입으로 단기적인 환율 안정이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통화정책 등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퍼먼 교수는 "레이트 체크나 실제 외환시장 개입이 이뤄지더라도 역사적으로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온 적은 없다"며 "지속적인 영향을 주려면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당국이 직전에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것은 2024년으로,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넘을 정도로 엔저가 진행됐을 때였다. 그 이전에도 레이트 체크가 실시됐었다.

뉴욕 연은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한 사례는 1996년 이후 단 3차례뿐이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급격한 엔화 강세가 진행됐을 때 주요7개국(G7) 국가들과 협조해 엔화 매도 개입을 단행한 것이다.

BOJ는 이달 통화정책회의서 금리를 동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적극적 확대 재정정책 기조에 엔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달 159.45엔까지 상승하며 엔화는 2024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엔저 흐름은 다소 완화됐으나, 중의원 해산 및 총선 국면에 들어서며 여야 모두 소비세 경감세율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우자 최근 들어 다시 엔저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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