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개선에…"숫자에 자만 말고 경쟁력 회복 집중"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 실질적 성과 요구 해석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이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다." (2025년 3월)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2026년 1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 전 임원을 상대로 신년 메시지를 내고 회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삼성'이란 이름에 걸맞은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자는 게 골자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쇄신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볼 수 있다.
다만 1년 새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작년에는 전방위적 위기 타개를 위한 '질책'의 성격이 강했다면, 올해는 실질적인 '성과'를 요구했다. 단순한 실적 개선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불확실한 대외환경 구조 속에서도 '재도약'을 이뤄내야 한다면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주부터 전 계열사 임원이 참석하는 연례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부사장 이하 임원 2천여 명이 순차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듣는다. 삼성은 과거 매년 실시했던 해당 세미나를 코로나19 등으로 한동안 중단했다 지난해 재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회사는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메시지를 공유했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과 '샌드위치 위기론' 등이 담긴 영상도 상영했다.
이재용 회장이 이번 세미나에 직접 자리하거나 영상에 등장한 건 아니다. 다만 이달 초 이 회장-삼성 사장단 간 만찬에서 해당 영상이 공유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사즉생' 메시지 역시 삼성 사장단 만찬과 임원 세미나를 거쳐 대내외에 공개됐다.
올해 메시지의 핵심은 '자만 경계'다. 삼성이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엄청난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를 바탕으로 '재도약'을 주문했다. 미중 패권전쟁 등 '샌드위치' 상황이 여전한 만큼, 경쟁력 회복에 집중해야 이 같은 구조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다.
초격차 경쟁력 회복을 주문했다는 점에선 작년과 유사하다. 하지만 삼성이 지난 1년 간 영업실적 개선과 자신감 회복 등의 변화를 이뤄낸 만큼, 그 다음 단계를 주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지난해엔 "삼성이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전에 없던 직설화법으로 경영진의 '철저한 반성'을 요구했다. 적극적인 행동과 변화를 요구하며 '사즉생'까지 언급했다.
이를 두고 지금 당장 쇄신에 나서지 않으면 삼성이 직면한 전방위적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세미나에선 "삼성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는 상황 인식이 공유됐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대 도래로 급증한 메모리 수요와 급등한 가격에 힘입어 실적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작년 4분기에만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하는 등 전례 없는 성적으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실기를 인정하고 재설계에 돌입, HBM3E의 엔비디아 납품을 이뤄냈으며, 올해 HBM4 양산 준비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파운드리도 대형 고객사 확보 등으로 한창 '폼'이 오른 상태다. 오는 2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사업 관련 최신 업데이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세미나 참석 임원들에게 주는 크리스털 패에 적힌 문구를 통해서도 감지된다.
작년엔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는 문구가 새겨졌었다. 올해는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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