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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삼성전자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시가총액 1천조

2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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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가 대한민국 경제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며 새로운 시대로 진입했다.

2025년 4분기, 단일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이라는 '마의 고지'를 점령함과 동시에 기업 가치의 척도인 시가총액에서도 '1천조 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 2023년에 대규모 적자…4만전자 오명 속 최악 '위기'

26일 업계에 따르면 불과 1~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반도체 불황이 본격화된 2023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14조8천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였다. 2024년 들어 영업이익 15조1천억원으로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HBM 시장'을 주도한 SK하이닉스에 연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내주며 체면을 구겼다.

메모리 주도권도 흔들렸다. 2024년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에서 처음으로 SK하이닉스에 선두 자리를 내주며 33년 만에 왕좌를 빼앗겼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급부상했지만, HBM 투자와 양산 타이밍에서 실기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주요 고객사 납품이 지연되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위탁생산인 파운드리 사업 역시 녹록지 않았다. 적자 폭은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으나, 업계 1위인 TSMC와의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반도체 원조' 삼성전자의 HBM4 실물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작년 4분기 영업이익 20조…시가총액 1천조 돌파

위기에서 삼성전자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반기 들어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범용 D램 가격 상승 추세에 올라탔고, 최대 숙제였던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대한 HBM 공급 확대를 성공시키며 실적 반등의 물꼬를 텄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 원(잠정)을 달성했다. 국내 기업 중 단일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을 달성한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특히 반도체(DS) 부문에서만 전체 이익의 대부분인 17~18조 원가량을 거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를 기점으로 D램 시장 점유율 1위 탈환도 유력한 상태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작년 연간 매출 332조7천70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실적 폭발은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2024년 11월 14일 4만9천9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도 5만원대에 그쳤다.

그러다 가을께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D램 가격의 반등과 함께 HBM 성능 향상과 수율 개선, 파운드리 부문에서의 수주 소식 등이 전해지며 3분기 실적 기대가 주가를 떠받치기 시작했다.

10월 말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10만 전자'의 벽을 넘었다. 상승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달에는 15만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종가 5만3천200원에서 15만2천100원까지 1년여만에 186%가량 오른 셈이다.

주가 급등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장중에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산한 시가총액 1천조원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장 마감으로는 993조원이었다. 코스피 지수의 시가총액이 4천조원임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한 종목이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셈이다.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올해 영업이익 134조 예상…"가보지 않은 길"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질주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합인포맥스가 1개월 내 올해 전망치를 내놓은 18개 증권사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50조7천312억원, 134조1천억원으로 전망됐다.

특히 가장 최근인 23일에 전망치를 내놓은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증권가에서도 가장 높은 500조원과 170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49%, 290% 증가한 수준이다.

키움증권의 박유악 연구원은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106%, 91% 급등할 것이라는 분석에 기반해 이같이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20만원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과 마찬가지로 목표주가 20만원을 제시한 KB증권도 2026년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460조원, 145조원으로 제시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145조원은 전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예상치 527조원의 28%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언급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동시에 김 연구원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간 수직 계열화를 확보한 삼성전자가 피지컬 AI 시장 확대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택시 등에 사용되는 AI 칩이 내년부터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본격 양산돼 파운드리 사업 내 테슬라 매출 비중이 2031년까지 30%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고민보다는 실적과 주가 상승 모멘텀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초격차'를 넘어 연간 영업이익 170조 원이라는 전대미문의 길로 들어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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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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