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재원 조달할 구조적 여지는 충분"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작년 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사모 BDC 투자자의 환매 요청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환매 이슈는 과거 사례와 다른 형태지만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는 26일 보고서에서 "사모 BDC의 2025년 4분기 환매 요청 규모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급증했다"며 "자기주식 공개매수 결과가 담긴 정정공시와 주요 환매 이슈를 다룬 8-K 보고서 등을 통해 투자자의 자금 유출 현황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서 찾을 수 있는 사모 BDC(Private Business Development Company)는 일종의 펀드다. 포트폴리오 내 자산은 주로 부채성 자산으로, 비공개로 모집한 자금을 중소·중견기업에 빌려준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아레스 스트래티직 인컴 펀드', '아폴로 뎁 설루션스 BDC', '블랙스톤 프라이빗 크레딧 펀드' '블루아울 크레딧 인컴 코프' 등은 순자산의 5% 안팎의 환매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은 "이벤트성 환매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 주요 펀드 전반에 유사한 환매 압력이 관측되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증권사는 "9월 퍼스트브랜즈와 트라이컬러의 파산으로 인한 투자자의 선호도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도 있지만, 기대수익률 하락과 포트폴리오 기업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봤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BDC의 현금이자수익률은 2023년 4분기 11.97%를 정점으로 하락해 2025년 3분기 기준 9.99%다. 3년 후 회수 가정 만기수익률 역시 2023년 3분기 12.28%를 정점으로 2025년 10.08%를 기록 중이다. 이는 양호한 수익률이나 스프레드(금리 차)가 확대되던 오버슈팅 구간에서 진입한 투자자에게는 상당한 기대수익률의 하락이다. 또한 기존에 초저금리 시기에 수익의 대부분을 스프레드가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스프레드는 역사적 최저 수준이며, 기준금리가 전체적인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는 "유사한 투자대상인 하이일드나 레버리지론과 비교하면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채권 전반을 대상으로 비교했을 때 상대적 매력은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환매 이슈가 과거의 사례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과거에 문제가 되었던 펀드는 대부분 부동산 지분형 펀드였고, 당시 환매가 어려웠던 점은 자산가치의 하락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대출펀드인 사모 BDC는 자산 자체에 중대한 부실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자수익이 지속해 유입되고,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 상환을 통해 현금화가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중소·중견기업 대출중심 포트폴리오의 평균 실효 만기가 3~5년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운용사가 시간을 두고 환매 재원을 조달할 구조적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증권사는 "포트폴리오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 기관투자가가 아니라 개인고액자산가의 비중이 큰 상품의 경우 자산의 질과 무관하게 환매 쏠림이 발생할 경우 유동성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의견이다.
또한 증권사는 "사모대출은 구조상 부실이 즉시 미수익대출이나 순자산가치 하락으로 반영되지 않고, 일정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드러나는 특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표면적인 지표만으로는 초기 부실신호를 포착하기 어렵고 개별차주의 재무지표, 약정 조건 위반 여부, 산업별 스트레스 노출도 등을 병행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