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코스피 5,000 다음은 코스닥 3,000이다."
26일 오전 코스닥 시장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급등에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이 급격히 쏠린 결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9분 49초 코스닥150선물가격 및 현물지수의 급변동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해 4월 글로벌 관세 유예 호재 당시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시장의 불씨를 당긴 건 정부의 강력한 정책 시그널이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다음 목표로 디지털자산을 활용해 '코스닥 3,000'을 달성해야 한다"고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코스피 5,000' 공약을 달성한 만큼 이제 정책의 무게중심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으로 이동할 것이란 기대가 팽배하다.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니라 '정책 수혜주' 찾기 게임이 시작됐다는 해석이다.
수급의 주인공은 금융투자(증권사)였다.
오전 장중에만 1조 원 규모의 순매수가 금융투자 창구에서 쏟아졌다. 역대 1위 기록을 경신할 기세다.
통상 연말 배당락일 즈음에나 볼 수 있었던 대규모 자금 집행이 연초(1월)에, 그것도 장중에 폭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같은 급등세에 개인들의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는 시스템 마비까지 불러왔다.
이날 오전 금융투자협회의 레버리지 ETF 사전교육 사이트는 접속자가 폭주하며 한때 접속이 지연되는 소동을 빚었다. 레버리지 상품을 거래하려면 사전 교육 이수가 필수인데, "코스피 5,000을 보고 나니 마음이 급해졌다", "지금이라도 교육 듣고 레버리지 산다"는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이처럼 '야수의 심장'을 꺼내 든 배경에는 역사적으로 벌어진 양대 지수의 괴리율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20년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의 지수 비율은 평균 3.2배 수준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가 반도체 실적을 등에 업고 단독 질주하며 5,000선에 도달하는 사이, 코스닥은 1,000선 아래에 머물며 이 비율이 5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랠리의 성격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피의 5,000 돌파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폭발적인 주당순이익(EPS) 증가에 기반한 실적 장세라면, 현재 코스닥의 급등은 정부 정책과 유동성에 기댄 전형적인 내러티브 장세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코스닥 시장을 주도한 레인보우로보틱스(+20.04%), 에코프로비엠(+9.87%), 알테오젠(+3.10%) 등은 당장의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에 높은 밸류에이션(PER)을 부여받는 종목들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선행 PER은 여전히 10배 수준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코스닥은 밸류에이션 잣대를 들이대기 힘들다"면서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수급이 만들어낸 양상인 만큼 변동성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부 이규선 기자)
연합인포맥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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