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고려해 해외주식 목표비중 뜯어고친 이례적 결정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민연금이 올해 계획한 외화 수급 규모를 절반 이상 줄이기로 했다. 올해 해외주식 목표비중 1.7%포인트(P) 축소를 통해서다.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위해 실시하는 달러 조달이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린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외환시장에 상호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출한 결과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일 올해 첫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었다. 1월 회의 소집은 지난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기금위의 초점은 '외환시장'에 맞춰졌다. 기금위가 가장 먼저 2026년 해외주식 목표비중을 당초 계획인 38.9%에서 37.2%로 축소키로 결정한 데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원래대로라면 국민연금의 올해 해외주식 목표비중은 작년 말보다 3%P 확대돼야 하는데, 1.3%P만 늘리기로 했다. 기존 계획보다 해외주식 확대 폭이 절반 이상 축소됐다.
지난해 말 기금 규모인 1천454조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올해 해외주식 투자 확대 예정 규모가 43조6천억원에서 18조9천억원으로, 24조7천억원 줄어든 것이다.
국민연금은 현시점에서 올해 현물환시장과 한국은행과의 스와프 활용 등을 통한 외화 조달이 가능한 규모를 도출한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주식 확대 폭을 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금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외화 조달이 힘든 상황이라서 속도를 줄인 것"이라며 "조달이 가능한 규모를 검토해서 목표비중 축소 폭(1.7%P)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기존 자산배분계획을 건드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조정한 전례는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1년 4월 자산군별 비중이 시장 변동에 따라 목표 비중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허용하는 범위를 2%P에서 3%P로 확대했다. 당시에도 국민연금의 매도 물량에 불만을 제기해온 국내주식 개인투자자들의 여론을 의식한 정치권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매년 중기 자산배분안을 의결하는 5월이 되기 전에 해외주식 목표비중을 조정한 이번 기금위의 이례적인 결정 또한 '환율 급등 주범'으로 지목된 국민연금이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내린 결정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금위 다른 관계자는 "정부에서 주는 압박도 있지만, (국내주식과 외환시장에 대한) 모든 원망을 국민연금이 받도록 상황을 만들어놓은 것 자체가 더 큰 고통"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이번 기금위는 작년 5월 세운 2026∼2030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은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를 이행하는 첫해인 2026년 자산군별 목표 비중만 조정했을 뿐이라는 명분이 언급되는 이유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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