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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6조 쓸어담은 기관의 정체…알고 보니 '개미'

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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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지난 26일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가 하루 만에 2조6천억원을 순매수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표면적으로는 '기관 장세'지만 실제로는 퇴직연금 계좌 등을 통해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한 개인 투자자가 만든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연합인포맥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전일(26일)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2조6천21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중 80%에 육박하는 2조1천64억원이 증권사의 매수분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날 개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현물 주식 2조9천1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주식 매수 주체는 장기 투자자인 연기금이 아닌 트레이딩 중심의 증권사에 집중돼 있다"며 수요 기반이 취약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기관의 대규모 순매수 이면에는 개인 투자자의 기록적인 ETF 매수세가 자리 잡고 있다.

전일 개인 투자자는 현물 주식을 매도한 대신,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개인이 이날 하루 순매수한 'KODEX 코스닥150'은 5천951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2천763억원에 달했다. 관련 상품을 모두 합치면 개인의 코스닥 ETF 순매수 규모는 약 1조원에 육박한다.

개인 투자자의 ETF 매수는 구조적으로 증권사의 현물 매수를 부른다.

ETF의 유동성 공급자(LP)인 증권사는 개인의 매수세로 ETF 가격이 순자산가치(NAV)보다 높아지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ETF를 팔고 기초자산인 주식을 사들이기 때문이다.

통계상 잡힌 2조원대의 금융투자 순매수는 증권사의 자체적인 투자가 아니라 개인의 ETF 매수 주문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헤지 물량인 셈이다.

신한투자증권

특히 최근의 ETF 매수세는 단기 투기성 자금보다는 퇴직연금(DC·IRP) 등 장기 투자 자금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성격이 다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퇴직연금 계좌 내 ETF 투자 잔액은 2021년 대비 4년 만에 약 10배 급증했다. 확정기여(DC)형 적립금이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연금 시장의 중심이 개인 직접 운용으로 이동하면서 ETF가 핵심 투자 수단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의 ETF 매수는 LP 및 AP(금융투자)의 기초자산 매수로 이어진다"며 "이는 KRX 투자자별 매매동향 통계상 수급에 '금융투자의 순매수'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현재 개인이 누적순매도 상태라는 이유로 '개인이 주식을 팔고 있다'라고 해석하면 안된다"며 "ETF를 통해 우회적으로 시장에 참여 중인 개인의 변화된 '머니무브' 방식에 따라 수급을 해석할 때 ETF 거래 구조를 고려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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