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더딘 국회 입법 답답함 토로한 李대통령…국세청장에 "아이 참"

26.01.27.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최근 속도감 있는 정책 집행을 강조해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서의 입법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금 국회에 입법 속도가 너무 느려서 8개월 다 돼 가는데 정부의 기본적인 정책 방침에 대한 입법조차도 20%밖에 안 된다는 거 아니냐"며 "국회가 너무 느려서 지금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했다.

정책 입안과 집행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국회 입법 사항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다수 의석을 갖고도 입법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여당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언급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날 이 대통령은 '세금 체납 및 국세외 수입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국회 입법만 바라보는 국세청을 향해 강도 높은 질책을 하기도 했다.

체납된 국세 외 수입 관리 방안을 두고 임광현 국세청장이 "국세청은 국세만 징수할 수 있다"며 "국세 외 수입 관리를 위해서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힌 대목에선 답답함이 극에 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입법을 최대한 빨리 서두르고 그다음에 체납 관리를, 징수는 국세청의 법률상 권한이 있어야 되는데 조사를 하고 권고를 하고 기회를 주는 것은 강제 처분이 아니라서 지금 굳이 법률이 없는 상태에서 할 수 있지 않느냐"며 "필요하면 각 부처 명의로 인력을 뽑아서라도 합동 관리를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각 세외 수입에 대해서 관할 부처청이 있을 거 아니냐. 그러면 거기서 뽑아가지고 관리는 한꺼번에 하고 있다가 법률이 개정되면 아예 넘겨받으시라고요"라고 질책했다.

"지금 각 부처·청이 못 하고 있으니까 명의는 그쪽으로 하고 실제 지휘는 국세청이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도 반문했다.

이에 임 청장이 "그 근거 규정만 마련해 주면 저희가 가지고 있는 인별 재산소득 자료, 지금 각 부처는 그걸 활용을 못 하고 있는데 저희는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재차 관련 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근거 조항이 꼭 입법만 가능한지, 시행령도 가능한지 물었고, 임 청장은 "체납에 대해서 위탁 징수를 저희가 하려면 국가채권관리법 개정이 필요하다. 지금 국세에 이용되고 있는 강제 징수 절차를 활용하려면 통합징수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임 청장의 이러한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답답함을 재차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 입법 통과를) 계속 기다릴 수는 없으니까 그건 최대한 빨리 추진하고 그 전이라도 각 부처 명의로 뽑아서 각 부처에서 파견을 하든지 합동 관리를 해 주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라고 했다.

이에 임 처장은 "그것보다는 국가채권관리법을 개정을 해서 그게 더 빠를 것 같다"며 재차 입법의 필요성을 꺼냈다.

그러자 참지 못한 이 대통령은 "아이 참 말을 무슨. 그거 될 때까지 그 사이에 지금 얘기하잖아요. 입법은 최대한 빨리 하고 국회가 지금 너무 느려서 어느 세월이 될지 모른단 말이에요"라며 "그때까지 기다리실 거냐, 그 말이지. 내 말은"이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국회에 주요 법안들이 계류 중이라는 이유로 국무위원들이 행정 집행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자세를 문제 삼은 것으로, 현행 법령 내에서 가능한 조치부터 적극적으로 집행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올해들어 속도감 있는 행정 집행을 여러차례 강조하고 있다.

올해 첫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국회 입법을 기다리다 정책 효과를 놓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는 즉각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입법부가 대미투자특별법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면서 관세 인상 위협 카드를 꺼내든 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질책은 관료사회를 넘어서 여당인 민주당을 향한 강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다.

여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국회 입법을 강하게 추진했다면, 입법 지연으로 국정 과제가 더 속도감있게 시행될 수 있었단 얘기다.

특히 청와대 내에서는 여당의 더딘 입법 속도를 향한 못마땅함이 곳곳에서 감지되는 분위기다.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고 있는 조정식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22대 국회가 개원한 이래 20개월이 지났는데도 국회에서 입법으로 처리한 실적이 20%밖에 안 된다"며 "20대와 21대엔 25%, 29%였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 국정과제 중 입법으로 처리할 사안은 총 184건으로 이중 처리가 완료된 법안은 37건에 불과하다.

조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반 같은 기간에 통과시킨 정부 입법 법안은 121개로 이중 16.5%인 20개가 통과됐다"며 "소수당이었던 국민의힘의 입법 결과와 절대 과반의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의 성적표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결국 대통령의 뜻은 입법 지연을 방패삼기보단, 행정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실용주의 아래 효능감과 속도감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7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jsjeong@yna.co.kr

정지서

정지서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