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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밸류업은 한계…코스닥 부양책은 역효과"

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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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 외면한 밸류업, 강제성 부여해 재가동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은보)가 주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은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며 코스닥 시장에 대한 인위적 부양책 역시 시장에 '독'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7일 발표한 '이재명 정부에게 바라는 10대 과제' 논평을 통해 "거래소가 주도한 자율적 밸류업은 실패한 정책"이라고 규정하는 한편 "코스닥 인위적 부양책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나중에 큰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도 외면…"거래소 주도 밸류업은 실패"

포럼은 기존 한국거래소가 추진해 온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내놓았다.

가장 큰 실패의 근거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사례를 지목했다. 포럼은 "최대 기업 삼성전자는 여전히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지 않았다"며 "거래소가 주도한 밸류업은 실패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밸류업 템플릿은 잘 만들었으나 거래소가 주도하면 다시 실패할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강제성을 부여해 재추진하되,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가 주도해야 하고 자본비용, 자본배치 등 기본 개념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인 과도한 비영업자산 보유로 인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위해 영업자산과 비영업자산을 구분해 공시하고 비영업자산 활용 계획을 구체적 타임라인과 함께 상세히 공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코스닥 부양책은 독…과감한 부실기업 퇴출이 답"

코스닥 부양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이남우 포럼 회장은 "코스피는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 주식이 많아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해소가 정답"이라며 "그러나 코스닥은 펀더멘털이 많이 떨어지고 이미 밸류에이션도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코스닥을 살리는 길은 정치적 부담이 되더라도 과감하게 부실기업을 빨리 퇴출시키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M&A를 통한 초저평가 상장사 퇴출 메커니즘인 '베어허그(Bear hug·적대적 M&A)' 도입을 제안했다.

포럼은 "PBR(주가순자산비율) 0.5배에도 못 미치는 초저평가 상장사들이 지배권에 대한 아무런 경쟁 없이 무기한 존속하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투자자가 상장기업 이사회에 진지한 인수 제안을 할 경우 이사회가 특별위를 구성해 전체 주주 이익 극대화 관점에서 의사결정할 법적 의무가 있으며, 이를 통해 일정 기간 저평가 상태에 머문 기업들이 자연스레 퇴출된다는 설명이다.

포럼은 "우리나라도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도입으로 동일한 법적 의무가 생겼다"며 "M&A시 이사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공시제도를 개편해 초저평가 상장사 퇴출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예비후보 시절인 지난해 4월 "PBR 0.1~0.2배 회사는 적대적 M&A 등을 통해 빨리 청산하면 이론적으로 10배 남는 장사"라며 "시장 물을 흐리는 것은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사 교육에 정용진·박현주도 포함해야

포럼은 또 제대로 된 이사 교육 프로그램 가동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투자자 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지배주주와 측근들의 전횡, 그리고 독립성을 상실한 이사들의 무관심 때문"이라며 "독립이사와 사내이사를 구분하지 말고 제대로 된 이사 교육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질적인 컨트롤은 하되 이사회 참여를 기피하는 정용진, 박현주 회장 등 대기업집단 회장들도 교육 대상"이라며 "커리큘럼에 주주 권리, 이사회 독립성, 이사 선관주의 및 충실의무, 베어허그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내용을 넣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포럼은 대만의 증권선물투자자보호센터(SFIPC) 사례를 언급하며 소액주주를 대신해 소송을 진행하고 이사를 감시할 수 있는 '한국형 투자자보호센터' 설립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대만 센터에는 약 20명의 변호사가 소속돼 주주보호를 위한 각종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2024.5.24)

(서울=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사진)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사옥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거래소의 핵심전략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2024.5.27 [한국거래소 제공]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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