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이창용 '대미투자 지연' 발언, 트럼프 자극 해석도
(경주=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 없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하면서 갑작스럽게 '충격 요법'을 던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회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돼야 대미 투자가 개시될 수 있는 만큼 법안 처리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이 우선적으로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외환시장 불안 상황을 거론하며, 대미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는 식으로 언급한 것이 미국 측을 자극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언급한 것을 놓고 정부 안팎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난 한국에 대해 자동차, 목재, 의약품에 대한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나는 2025년 7월 30일에 양국을 위한 위대한 합의를 했으며, 내가 2025년 10월 29일 한국에 있을 때 그런 조건을 재확인했다. 왜 한국 입법부는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는가"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 국회의 승인은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기 위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대미투자특별법 입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은 한미전략투자기금 조성과 한미전략투자 공사 설치 등 대미 투자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특별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이날 당정협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무관하게 저희는 이미 정부와 국회 간 2월에 심의하는 것을 정부가 요청했고, 저희도 그런 프로세스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은 특별법이 한국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미 간 협의를 통해 개별 사업에 대한 대미 투자가 개시될 수 있는 만큼 입법에 속도를 내라고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별법 입법이 지연되면 대미 투자 시작 시기도 늦춰질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조바심을 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한국 외환당국 수장들이 환율 불안 문제를 들어 대미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트럼프 정부를 자극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대미 투자와 관련, "올해 상반기 중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될 가능성은 작다"며 "현재 외환시장 여건을 고려하면 적어도 올해에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 20일에는 한국 정부가 환율 때문에 올해 약속한 200억달러 대미 투자를 지연하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5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협상 문구에는 외환시장의 불안을 주는 정도가 되면 투자 액수를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외환시장이 굉장히 어려울 때는 한은이 먼저 나서서 그것(200억달러)을 못 나가게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wchoi@yna.co.kr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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