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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 위협에 다시 소환된 대미투자 '비준'…여야 동상이몽(종합)

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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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대응 나선 與 "대미투자특별법 2월 심의해 국회 통과 목표"

野 "비준동의 요구를 발목잡기로 매도…손놓은 정부·여당 책임"

국회서 열린 재경위 당정협의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협의가 열리고 있다. 2026.1.27 [공동취재] nowweg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대미 투자와 관련한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이유로 관세 '복원' 카드를 꺼내들면서 국회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여야는 지난해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위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의 국회 비준 동의 여부를 놓고 줄곧 공방을 벌였는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논란이 재점화된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나는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국회에 계류 중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정치권은 크게 술렁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입법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인 만큼 합의에 위배되는 상황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민주당 정태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 뒤 기자들과 만나 "(대미투자특별법을) 2월까지 상정해 통과시켜달라는 게 정부의 요청"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1월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로 법안 심의를 할 여건이 아니었고 (작년) 12월은 정례적으로 새해 예산안과 관련된 세법개정안을 집중적으로 심의했다"며 "정상적으로 2월에는 특별법을 심의하는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한미 양국이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라 지난해 11월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으로,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투자기금 설치 등에 관한 규정이 담겼다.

민주당은 2월 중 본격적인 심의 절차를 거쳐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정 의원은 한국 국회가 입법을 지체하고 있다는 취지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선 "정부가 2월에 심의하는 것을 요청하고 있고 국회도 그런 프로세스(과정)를 밟고 있는 중"이라며 "국회 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외면한 정부·여당에 책임이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사안이 중대한 만큼 반드시 국회의 비준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비준 동의 절차가 필요없다는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해 체결된 한미 관세 합의는 분명히 국회에 법안이 제출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관세를 소급 인하하기로 설계돼 있었다"면서 "그런데 국회 비준의 시한에 대한 명확한 합의 사항이 없는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관세 인상 보복이 가해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무엇보다 지난해 11월 말 더불어민주당의 대미투자특별법 발의 이후에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서 국회에 아무런 요구도, 요청도 없었다"며 "이런 상황이 다가올 것을 전혀 파악도 하지 못하고 손 놓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별도 성명을 내고 "3천5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문제는 반드시 국회의 검증과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국민의힘의 요구를 이재명 정부와 집권 여당은 '발목잡기'로 매도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인 우려와 경고에도 아무런 대책 없이 느긋한 모습만 보여 왔다"며 "오늘의 사태는 그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는 약속을 어긴 사람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핫라인 번호 받았다고 좋아하는 철없는 총리, 자기들이 장악한 국회의 입법을 탓하며 화만 내는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은 책임지는 자리이고, 외교는 쇼가 아니라 실력"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방문을 통해 미국과의 핫라인 구축을 성과로 내세운 김민석 국무총리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회 입법 속도가 더디다며 질타한 이재명 대통령을 직격한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아직도 정부·여당은 이 합의가 국회 비준이 필요한 '조약'인지, '양해각서(MOU)'인지조차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며 "비준이 필요 없는 양해각서였다면 왜 미국은 '승인 거부'를 보복 명분으로 삼을 수 있었느냐. 반대로 비준이 필요했다면 왜 대미투자특별법으로 우회하려 했느냐"고 반문했다.

국회에 대미 관세 기습인상 관련 보고 나선 통상교섭본부장과 산업부 1차관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입법부의 법적 절차 미이행을 이유로 관세 인상 방침을 밝힌 27일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앞)과 문신학 1차관(가운데)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관련 보고를 하기 위해 위원장실로 입장하고 있다. 2026.1.27 hkmpooh@yna.co.kr

민주당은 국회 비준동의를 거칠 경우 구속력을 높여 결국 우리 손발을 스스로 묶을 수 있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입법 협조를 요청했다.

민주당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은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은 작법자폐(作法自斃·자기가 만든 법에 자신이 해를 입음) 비준 고집을 즉각 중단하고, 대미투자특별법 신속 통과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에 '미국과 한국 간의 행정적 합의로서 법적 구속력 있는 권리 및 의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이 명시돼 있고 지난해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맺은 일본, 미국도 국회 비준 절차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에서 비준(ratify)이란 단어 대신 제정(enact)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도 비슷한 이유"라며 "미국은 비준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만 비준해서 구속력 높은 조약으로 격상시키는 건 달리기 시합에서 우리 발을 스스로 묶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d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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