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억원-이찬진 오늘 회동…꼬인 실타래 풀릴까

26.01.28.
읽는시간 0

답변하는 이억원 금융위원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윤슬기 기자 = 최근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만난다.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지수사권 이슈와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 주도권 확보, 업무보고 참석 여부 등에서 갈등을 노출했던 양 기관 수장들이 이번 회동을 통해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위원장과 이찬진 원장은 이날 오후 금융위 정례회의 직후 주례회의를 진행한다.

주례회의는 이억원 위원장과 이찬진 원장이 향후 금융정책·감독 방향과 관련해 '원 팀·원 보이스'(One-Team·One-voice) 기조를 강화하고자 만든 자리다.

통상 2주 간격으로 열린다. 금융위 정례회의 직후 티타임을 겸하면서 현안을 논의하고 금융위와 금감원의 정책·감독 코드를 맞추는 회의다. 이를 통해 지난해 9월 16일 첫 회동 이후 주기적인 만남이 성사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이슈나 속도감을 챙겨야 하는 정책 등에 대해서는 양 기관 수장이 직접 나서는 게 중요하단 취지에서 도입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러한 시도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갈등을 노출했던 양 기관이 물리적 화합을 도모한다는 상징적 의미로 보는 평가가 많았다"며 "이번 회동이 주목받는 것은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파워가 특히 강했던 이복현 전 원장 시절에도 이러한 상황까지 내몰리진 않았다"고 전했다.

금융위와 금감원 간의 미묘한 긴장 관계는 실제로 최근 들어 노골적인 신경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사경 인지수사권을 둘러싼 직접 충돌은 물론, 지배구조 TF와 유관기관 업무보고 과정에서도 잡음이 터져나왔다.

갈등의 발화점은 금감원의 특사경 인지수사권 문제다.

금감원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등 중대 사건에 대해 자체적으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인지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위는 민간 조직 성격을 가진 금감원에 과도한 공권력을 부여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갈등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까지 가세하며 더 증폭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이억원 위원장에게 "금감원이 감독기관인가 사무기관인가"라고 물으며 "감독기관에 인지수사를 못 하게 하면 어떡하냐"고 공개 압박했다.

"검찰에 보고해서 인지하라고 하냐", "금감원 같은 전문기관에 공무를 위임해놓고 불법 교정 권한을 막아두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는 발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이 이찬진 원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억원 위원장은 "인지하면 조사에 들어가고,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검찰 지휘를 받는 구조"라며 현행 체계를 옹호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시장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다"며 우려를 보탰다.

다만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권한 남용이 걱정돼서 덮어두자는 취지냐"며 "법은 누구나 지켜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금융위는 '제도 설계의 취지'를 강조하면서 방어 논리를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 위원장은 "2015년 국회에서도 민간 조직에 특사경 인지수사권을 줄 경우 공권력 남용과 법 감정 문제를 어떻게 설계할 것이냐는 논쟁 끝에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금융위 논리를 정면으로 흔들면서, 금융위·금감원의 관계설정을 둘러싼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금융위 주관 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 금감원만 제외된 것도 업계에서 회자된다.

금융위는 법상 금감원이 유관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나, 이미 대통령 업무보고 등을 끝낸 만큼 금감원은 니즈가 크지 않았다고 어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 안팎에선 "양측의 힘겨루기가 의전·업무 절차로 표출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러한 구도는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 문제로도 연결되는 분위기다.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는 지난해 9월 당정이 발표한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에 포함되면서 다시 테이블 위에 올랐고, 큰 틀의 개편안이 백지화된 이후에도 이 사안만은 '진행형'으로 남아 논의가 지속됐다.

최근엔 특사경 인지수사권 문제가 판을 키우는 분위기다.

금감원이 감독·검사 권한에 더해 수사기관에 준하는 힘까지 갖게 될 가능성이 커지자, 이에 상응하는 제도적 견제 장치로 공공기관 재지정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는 공식 입장을 내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선 전략적 판단 유보를 통해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는 해석이 많다.

일각에선 금융위가 원칙적으로 재지정에 반대하되, 권한 통제를 전제로 한 '조건부 유보'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논의 초점 역시 예산·인력보다는 권한에 대한 제도적 통제 장치 마련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금감원은 공공기관 재지정이 감독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하는 '옥상옥' 구조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찬진 원장 또한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은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도 긴장하고 있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양 기관의 주도권 싸움이 늘어질 경우 결국 업계가 힘들어 질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jwon@yna.co.kr

sgyoon@yna.co.kr

정원

정원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