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시간 연장 설명회에도 의견차 평행선
ETF 운용사 참여 배제·자전거래방지 미운영에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한국거래소가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안을 공표했지만, 이를 둘러싼 금융투자업계 종사자와의 의견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기존 노무 부담에 더해 상장지수펀드(ETF)의 운용 주체인 자산운용업계를 빼고 설명회가 진행되면서 일방적인 거래시간 연장이라는 업계 반발은 더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거래소가 전산상 자전거래방지 장치를 적용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 "코스피 거래 40% ETF인데"…거래소 '운용사 패싱' 도마 위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26일 프리·애프터마켓 개설과 관련한 회원사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거래소가 오는 6월 29일을 연장거래 시행일로 정하고, 약 5개월 남은 준비 기간 동안 세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금투업계 참가자들은 거래시간 연장 방침을 강행한 데에 이어, 운용업계 등 핵심 시장 참가자를 배제한 채 설명회를 진행한 점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거래소가 프리·애프터마켓을 개설할 경우 ETF는 정규장 외에 연장시간대 거래가 처음 도입된다.
ETF는 지난해 코스피 거래대금의 44.3%를 차지할 만큼 급성장했다.
하지만 ETF의 운용 주체인 운용사가 설명회 참석 대상에 제외됐고, 별도의 안내 절차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와의 소통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ETF가 연장 시간대에 정상적인 거래가 되기 위해서는 운용사와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 간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기초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 특성상 적정 순자산가치(NAV)를 호가에 반영하지 못하면 투자자는 적정 가격을 찾아 거래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에 거래소 역시 '안정적 시장운영을 위한 조치' 방안에 ETF LP 운영 방안을 포함해 회원사에 안내했지만, 정작 운용사가 세부 사안을 논의하는 설명회 자리에 제외된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ETF가 일반 주식보다 시장 참가자 간 긴밀한 조율도 필요하단 지적도 있다.
ETF는 거래소 차원의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이 동시에 작동한다. ETF 거래가 이뤄지기 위해 LP가 호가를 제공하려면 설정과 환매를 위한 운용사, 사무수탁사, 수탁기관, 예탁결제원 등 다양한 기관 전반의 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거래소가 거래시간 연장에 급급한 나머지, 기관 간 실무적 과제를 면밀히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다르지 않다.
실제로 회원사들은 인력 확보와 전산 개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거래소 연장 거래 방안에 여전한 시각차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ETF는 유동성 공급을 위해 예탁원과 수탁은행, 사무수탁사가 다함께 움직여야 하는 구조"라며 "그런데 이번 설명회는 증권사만 대상으로 했을 뿐 운용사는 아예 부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마켓에 LP를 운영해야 한다면 증권사에도 부탁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런 부분을 거래소에서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TV 제공]
◇ 회원사 전산 재촉하더니…거래소 자전거래방지 미가동 '지적'
한국거래소의 프리마켓 인프라 안정성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거래소는 프리마켓에는 자전거래방지(SMP) 장치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타 알고리즘거래 위험관리 장치를 제공하나, SMP는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SMP는 거래 ID가 동일한 주체의 매수와 매도 호가가 서로 체결되는 현상을 방지한다. 자전거래가 반복되면 거래량을 부풀릴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정규장에서는 SMP가 작동해 자전거래를 자동으로 원천 차단한다.
지난 26일 설명회에서는 SMP가 적용되지 않는 프리마켓 구조에 업계가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MP는 시장 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LP), 알고리즘 거래 주체까지 자전거래 위험을 예방해주는데, 이러한 장치가 없다면 개별 주체의 거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거래소는 자전거래 위험 관리를 우선 개별 참가자에게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자전거래 발생 시 제재나 처벌 위험이 존재하는 구조에서는 오히려 거래 참여를 위축해 시장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알고리즘 기반 고빈도 거래에 나서는 외국계 회사들이 많을텐데 현재는 자전거래가 바로 거부될 수 있지만 프리마켓에서는 이런 보호장치가 없다"며 "시장감시 파트와 협의해 시스템이 개발 전까지 우려를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이 제시돼야 하는데 사실상 각자 알아서 개발하라는 의미로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전산 개발 부담을 회원사에 전가한다는 느낌"이라며 "회원사에는 전산 준비를 재촉하면서 정작 거래소가 갖춰야 할 시스템은 준비가 안 됐다는 점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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