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2단계 정부안 지연…"조문만 135개, 더 이상 늦춰지지 않도록 협의"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 제한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2단계 입법과 함께 가상자산거래소가 민간 플랫폼을 넘어 공공 인프라적인 성격을 갖는 만큼, 지위에 부합하는 지배구조 규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8일 간담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사업자와 이용자,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법"이라며 "이에 따라 거래소의 지위와 역할, 책임도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처럼 유효 기간이 있는 게 아닌 영구적 영업을 할 수 있는 지위를 만드는 셈"이라며 "공공인프라적 성격이 높기에 이에 상응하는 책임성을 어떻게 부과할지를 논의하기 위해 소유 지분 제한 등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주주의 지배력이 집중되면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는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을 위한 국회 보고 자료에 가상자산 거래소를 유통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고, 특정 주주의 과도한 지배력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는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 수준에 준하는 대주주 소유 분산 기준을 제시했다. 특정 대주주의 지분 보유 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다.
소식이 전해진 후 업계에서는 시장 위축의 가능성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소급 입법을 통해 대주주의 지분을 강제로 매각하는 건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논리가 힘을 얻었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협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금융위는 가상자산거래소가 제도권에 정식으로 편입되어 향후 '인가제'로 운영되는 만큼, 지배구조와 관련한 틀을 먼저 잡아야 한다고 봤다.
이 위원장은 "정식 제도권으로의 편입을 아우르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으나, 소유 지분 규제가 가장 효과적이고 필요한 것이 아닐까"라며 "당에서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추진해나갈 거냐에 대한 고민이 있어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2단계 입법안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디지털자산기본법과 관련한 정부 입법안에 대해 "기본법이 조문만 해도 135조 정도"라며 "1단계 법안인 이용자 보호법과 관련해 굉장히 방대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숙의 과정을 거쳐 처음부터 단단하게 가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시일이 걸린다"며 "의견을 수렴하며 정리되어 가는 과정이니, 협의를 강화해 더 이상 늦춰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치권에서도 2단계 입법안과 관련한 논의가 이어졌다. 여당 디지털자산 TF는 설 연휴 전 법안 발의를 목표로 세웠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관련한 법정 자본금에 대한 의견이 모였고,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신설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은행권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등 이해가 엇갈리는 쟁점은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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