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우리도 단체로 다 '멘붕'이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지방 이전 이슈에서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17년 전주로 이전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가장 먼저 불똥이 튀었다.
최근 정부가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수도권을 오가는 '통근버스'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국 각지로 이전해 놓고 전세버스를 통해 수도권 이동을 지원하다 보니 지역에 정착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과 신고점 행진을 경신하는 주식시장도 관심을 끄는 이슈였지만, 이날 아침 연금 운용역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통근버스 중단'이었다.
현재 국민연금은 서울과 인천, 대구, 부산 등 수요가 많은 지역에 매주 금요일 저녁 출발해 월요일 아침에 전주로 돌아오는 통근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운영돼 온 제도다.
실제로 맞벌이나 자녀 교육 문제로 떨어져 사는 가족을 만나는 운용역과 경조사와 네트워크 관리가 중요한 주니어 운용역 다수가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연금도 이러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해 통근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의 업무와 가족생활을 양립할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장치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가 각 부처에 공문을 보내 수도권 전세 통근버스 운영을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린 걸로 알려지면서, 운용역들의 고민은 다시 깊어지고 있다.
운용역들 사이에선 당장 전주에 정주하기엔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위치한 전주 혁신도시는 이미 지방 이전한 다른 기관까지 몰리면서 전세 물량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에 비해 주거 선호도가 낮은 상황에서 마땅한 전세 매물을 구하기 어렵고 월세는 가파르게 오른다는 이야기다.
무엇이 먼저인지 따져볼 문제나,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정책 목표가 분명하다면 정착을 가능하게 하는 최소한의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통근버스부터 중단하겠다는 접근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가중할 뿐이다.
새로 취임한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전주가 자산운용 중심 금융도시로 반드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취임식에선 전북도를 향해 주거와 교육, 문화, 체육, 여가, 교통 등 전반적인 정주 여건 개선을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통근버스를 중단하겠다는 정부와 이를 불안해하는 운용역 사이에서 김 이사장은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보다 발 벗고 나서야 할 때가 됐다.
한 운용역은 "통근버스가 없어진다고 서울에 갈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KTX) 기차를 이용해도 되지만 주말엔 익산이나 전주에서 출발하는 열차표는 대부분 매진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인프라 문제들이 쌓이면, 운용역은 갈수록 더 지원하지 않고 퇴사자는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증권부 노요빈 기자)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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