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없는 차액가맹금 수취, 공정위 제재 가능성 있어"
[출처: 법무법인 린]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대법원의 피자헛 차액가맹금 반환 판결 이후 주목해야 할 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위험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대법원 판결 이후 가맹업계의 관심이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에 맞춰져 있는데 공정위 제재 리스크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미다.
권유근 법무법인 린 공정거래팀 변호사는 29일 서초구 린 사무소에서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하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15일 피자헛 가맹점주들이 지난 2016∼2022년 지급한 차액가맹금을 반환하라며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피자헛이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반환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재료 등 필수품목을 공급할 때 그 공급가격에서 가맹본부가 해당 물품을 구입하거나 제조하는 데 들인 비용을 뺀 나머지 마진을 뜻한다.
권유근 변호사는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수취하는 것 자체가 금지된 것이 아니다"며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받기 위해서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는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만 문제가 됐다"며 "앞으로는 가맹본부가 합의 없이 차액가맹금을 받으면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 공정위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맹사업법 제12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항 제3호에서는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가맹점사업자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규정했다.
다음은 권유근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이번 대법원 판결 내용을 짧게 정리하자면.
▲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로부터 차액가맹금을 받기 위해서는 합의(묵시적 합의 포함)가 필요한데 이런 합의 없이 차액가맹금을 받았다면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번 대법원 판결 내용에서 놓치기 쉬운 점이 있다면.
▲첫째,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수취하는 것 자체가 금지된 것이 아니다. 차액가맹금을 받기 위해서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필요한데 이 사안에서는 이런 합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법원이 차액가맹금을 부당이득으로 보고 반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둘째, 이 사안에서는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만 문제가 됐다. 합의 없이 차액가맹금을 수취하는 것은 부당이득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으므로 추후 이 같은 행위는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로 공정위가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 경우 사안에 따라 가맹본부에 과징금 등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특히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30일 정액 과징금 상한을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유의해야 한다.
-- 가맹본부는 이번 대법원 판결 이후 어떤 점을 신경 써서 대비해야 하는지.
▲첫째,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로부터 차액가맹금을 수취하기 위해서는 그 수취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차액가맹금이 있는 경우 그 합의는 가맹계약서의 필수 기재사항이다. 가맹사업법 제11조 제2항 제12호에서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 가맹본부 또는 가맹본부가 지정한 자와 거래할 것을 강제할 경우 그 강제 대상이 되는 부동산·용역·설비·상품·원재료 또는 부재료·임대차 등의 종류 및 공급 가격 산정방식에 관한 사항을 가맹계약서에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가맹점사업자는 이번 판결 이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 먼저 가맹본부에 차액가맹금을 지급해 왔는지 확인해야 한다. 차액가맹금을 지급해 왔다면 이에 대해 별도 합의(묵시적 합의 포함)를 한 사실이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맹계약서에 관련 규정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차액가맹금 대상과 가격 산정방식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받았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만약 가맹본부와 차액가맹금에 대해 별도 합의(묵시적 합의 포함)를 하지 않았음에도 가맹본부에 차액가맹금을 지급해왔다면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 사안에 따라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를 이유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분쟁조정신청을 할 수 있다. 또는 공정위에 신고하는 방법도 있다.
-- 이번 대법원 판결 이후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 이번 대법원 판결 이후 가맹점사업자가 가맹본부를 상대로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가맹점사업자는 손해액 등이 얼마인지 입증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가맹점사업자는 민사소송 대신 공정거래조정원 분쟁조정신청을 고려해볼 수 있다. 공정거래조정원이 '분쟁의 일회적 해결'을 위해 조정에 나서다 보니 가맹점사업자 입장에서 손해액 입증이 덜 까다로울 수 있다.
-- 위에서 강조한 것과 관련해 가맹본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 가맹본부는 공정거래조정원 분쟁조정에 적극 임하는 게 유리하다. 공정거래조정원의 분쟁조정이 결렬되면 통상 가맹점사업자는 공정위에 신고한다. 그러면 가맹본부는 거래상 지위남용행위로 공정위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최근 대법원의 피자헛 차액가맹금 반환 판결이 내려진 데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갑을 관계' 개선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공정위 제재 시 가맹본부는 과징금을 내야 할 수 있다. 과징금과 별개로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에서 질 경우 부당이득도 반환해야 한다.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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