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요인 영향 큰 성과인센티브는 인정 안 해"
삼성전자, 대규모 재무부담 확대는 피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 가운데 목표 인센티브를 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에 앞으로 삼성전자는 직원 퇴직금을 산정할 때 목표 인센티브를 반영하게 됐다.
대법원 2부는 삼성전자 퇴직자들이 2019년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소송에서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모두 부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고 29일 밝혔다.
대법원은 둘 중 목표 인센티브의 경우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면서 퇴직금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봤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는 취업규칙에 따라 직원들에게 연 2회 목표 인센티브를, 연 1회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해 왔다. 삼성전자는 원고들이 퇴직할 당시 두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지급했고, 원고들은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앞서 1심과 2심에서는 모두 원고인 퇴직자들이 패소했다. 원심은 해당 인센티브들이 경영실적과 재무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나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대법원은 성과 인센티브의 경우 원심과 같이 임금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발생 여부와 규모가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과 질에 비례한다기보다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성과인센티브는 사업부별 경제적 부가가치(EVA)에 기반해 산정되는데, 여기에는 회사 자본구조나 지출 규모, 시장 상황 등이 큰 영향을 끼친다.
반면 목표 인센티브에 관해서는 판단을 달리했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가 근로자별 기준급을 바탕으로 사전에 확정된 산식(월 기준급의 120%)에 의해 설정되기 때문에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되는 점에 주목했다. 또 재무성과나 전략과제 이행 정도 등 평가 항목과 정기적으로 지급돼 온 점에 근거해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고들이 청구한 퇴직금을 다시 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했다.
대법원은 "각 인센티브의 근로 대가성 판단에 관해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이 지급 기준인 목표 달성을 통제할 수 있고 주된 인과관계를 형성하는 등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평가해 성과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부정하고, 목표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성과 인센티브가 임금으로 인정되지 않으면서 최대 수조원대 충당금을 쌓을 위기는 넘겼다. 다만 목표 인센티브가 퇴직금 산정에 반영되게 되면서 어느 정도 재무 부담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됐다.
산업계에서 유사한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는 다른 기업들에 이번 대법원 판결이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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