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공포에 은값 폭락·美반도체 급락…차익실현 빌미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21세기 들어 가장 뜨거웠던 1월을 보낸 한국 증시가 2월 첫 거래일부터 시험대에 오른다.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발(發) 공포가 은 등 원자재 시장의 역사적 폭락과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 요구) 사태를 유발하며 기술주 투자 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기 때문이다.
역대급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터진 대외 악재가 단순한 차익실현의 빌미가 될지, 추세적 조정의 시작점이 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코스피200 연결 선물은 장중 2%대 급등세를 보였으나, 미국 시장 상황이 악화하며 하락 마감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MSCI 지수 ETF(EWY)도 1.68% 하락하며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을 예고했다.
특히 국내 증시와 상관관계가 높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87% 폭락했다.
워시 지명 소식 직후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자 은 선물 가격이 장중 30% 넘게 폭락했고, 원자재 시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을 메우기 위한 현금 확보(마진콜 대응) 물량이 주식 시장으로 전이되며 기술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주가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의 우려가 큰 이유는 이달 한국 증시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코스피 수익률은 약 23.9%로, 2001년 1월(22.5%)을 뛰어넘어 21세기 들어 월간 기준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과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맞물리며 쉴 새 없이 달려온 만큼, 이번 '워시·실버 쇼크'가 과열을 식히는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면서도 펀더멘털 훼손 여부를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워시 지명자의 성향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워시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월가의 '큰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워시는 영구적인 매파가 아니며 유연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번 폭락이 기업의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레버리지 투자의 청산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주 후반 예정된 미국 고용보고서(6일) 발표 전까지는 경계감이 지속될 수 있다. 고용 지표가 견조하게 나올 경우, 워시 차기 의장의 성향과 맞물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다시 증시를 짓누를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변동성 장세 속에서 시장의 시선은 다시 '방어주'와 '밸류업' 테마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반도체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면, 조정장에서는 현금 흐름이 좋고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한 은행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기록적인 1월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진 시점에 워시 지명과 원자재 폭락이라는 악재가 겹쳤다"며 "월요일 장 초반 반도체 섹터의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삼성전자 등의 실적 전망치가 여전히 견고한 만큼 저가 매수세 유입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적 호전주와 밸류업 모멘텀이 확실한 개별 종목으로 압축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미국 증시 상장된 韓 ETF 추이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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