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리율 확대로 프랍북 차익거래…투자자 보호 과제
(서울=연합인포맥스) ○…"그냥 반도체 ETF를 사면 되는데 뭘 고르냐"
그야말로 상장지수펀드(ETF) 전성시대다. 연일 고점을 경신하는 코스피 앞에서 어떤 종목을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이때, ETF는 새로 진입하는 투자자에게 가장 손쉬운 투자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국민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소액으로도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이러한 투자 편리성에 ETF를 향한 투자자 신뢰까지 더해졌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ETF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을 넘어 코스닥 시장까지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28일 코스닥 지수가 하루 만에 7% 이상 급등한 날에는 1조 원이 넘는 개인 자금이 코스닥 ETF에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투자자별 순매수로 집계된 기관의 코스닥 매수세가 실상 개인의 ETF 수요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개인 투자자를 필두로 ETF에 자금이 몰리면서, 이제는 기관 투자자의 시선까지 사로잡고 있다. ETF 괴리율이 확대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일시적 비효율성인 괴리율 확대에 가장 민첩하게 반응하는 쪽은 기관이다.
ETF는 여러 개별 자산을 하나로 묶은 펀드 상품이다. 편입 종목의 실시간 순자산가치(NAV)가 존재한다. 괴리율은 이 NAV와 시장 가격 간 차이를 말한다.
괴리율이 양(+)으로 생기면 투자자는 ETF를 실제 가치보다 더 비싸게 거래하고, 반대로 음(-)의 괴리율이 발생하면 싼 가격에 사고팔게 된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이를 투자하면서 일일이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ETF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유동성공급자(LP)가 존재한다. 투자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할 수 있도록 가격 안정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문적으로 LP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 아닌, 프랍(자기매매) 북을 운영하는 기관들까지 ETF를 활용한 차익거래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주식이나 채권의 현물·선물 간 차익거래를 넘어, ETF까지 차익거래 대상으로 보고 들어온다는 이야기다.
결국 시장이 커지면서 LP의 손을 떠나 기관의 차익거래 기회가 늘어난 셈이다.
ETF는 시장에 상장돼 거래가 편리하고, 전문 운용역에 의해 선별된 종목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투자자가 인지하지 못한 채 ETF를 비싸게 사거나, 혹은 싸게 팔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관의 차익거래도 LP와 다르지 않게 '가격 발견'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다만 개인 자금이 ETF에 폭발적으로 유입하는 동안 기관의 차익거래 수요가 동시에 교차하는 지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언제나 시장이 과열될 때 투자자 보호 문제는 불거진다. 운용사가 LP와 괴리율 관리에 공을 들이는 동시에, 판매사인 증권사가 MTS에서 괴리율 정보를 투자자에게 더 눈에 띄게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만하다. 현재는 호가창 내에 NAV가 작게만 표시돼 괴리율을 직관적으로 인식하기 어렵다.
그동안 347조 원에 이르는 ETF 시장은 주식시장과 동반 성장했다. 운용업계에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줬다. 급성장하는 ETF 시장에 차익거래 확대는 개인과 기관의 정보 비대칭성을 심화하고 투자자 보호에 유의해야 할 지점이다. (증권부 노요빈 기자)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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