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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SK하이닉스 주주환원, 2조원일까 14조원일까

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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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SK하이닉스[000660]의 2025 회계연도 주주환원 규모는 2조1천억원일까, 14조3천억원일까.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총 14조3천억원의 주주환원 패키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연간 배당금 총액 2조1천억원에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자기주식) 2.1% 소각 규모 12조2천억원을 더해 14조3천억원을 산출했다.

주주환원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행위다. 배당금 지급은 분명 주주환원이다. 기업 계좌에서 주주 계좌로 현금이 이동하니 틀림없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은 주주환원이 아니다. 자사주는 회계적으로 '미발행주식'으로 간주해 재무상태표에 이미 자본을 줄이는 차감계정으로 반영돼 있다. 배당을 받을 수 없고 의결권도 없다. 없는 주식을 소각한다고 주주의 부가 늘어나지 않는다.

사실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바로 그 순간 주주환원이 이뤄진다.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에게 회사가 제시하는 가격으로 주식을 현금화할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회사의 내재가치보다 싼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하면 남아 있는 주주들은 부가 증대되는 효과를 누린다. 즉시 유통주식 수가 줄고 주당가치가 상승한다.

자사주 소각을 주주환원으로 간주하면 자사주를 매입할 때 한 번, 소각할 때 또 한 번 주주환원이 일어난다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예를 들어 1조원을 들여 취득한 자사주 100만주를 소각하지 않고 5년간 가만히 뒀는데, 그 사이 주가가 급등해 100만주의 시가가 10조원이 됐다고 하자. 이때 자사주 100만주를 소각한다고 해서 10조원의 자본을 또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은 아니다. 5년 전 자사주를 매입(1조원)할 때 주주환원이 발생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고려아연[010130]은 2024년 10월 영풍[000670]·MBK파트너스와 지분 경쟁 국면에서 1조8천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다. 2024년에 자사주 매입으로 1조8천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한 것이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기업설명(IR) 자료에서 2024년 주주환원금액을 배당금(3천418억원)과 자사주 소각(1천억원)을 더한 4천418억원으로 제시했다. 자사주 매입으로 인한 주주환원금액은 이를 전량 소각한 작년으로 분류했다.

지배주주와 경영진에 의한 불공정한 자사주 제3자 처분이 만연한 한국에서 자사주 소각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부당한 자사주 활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자사주 소각은 바람직하다.

다만 묵혀둔 자사주를 소각하는 행위까지 주주환원으로 보기에는 어색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근본적으로는 자사주를 시가총액이나 주당가치 계산에 포함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 자사주는 없는 주식이다. 여기에 시가총액을 부여하고 주당가치를 따지는 것이 해괴한 일이다. 그러지 않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다.

이제는 알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2025 회계연도 주주환원 규모는 2조1천억원이다. 12조2천억원의 자사주 소각은 직접적인 주주환원이라기보다는 주주가치 제고 노력으로 봐야 한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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