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서울=연합인포맥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갭투자를 통해 고가 아파트를 매수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켜 자리에서 물러난 이상경 당시 국토부 1차관의 후임을 물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주택과 관련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인사를 반복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토부 내부에서는 차관 후보군 중 강남권에 주택을 소유했는지, 다주택인지 여부 등을 철저히 검증했다. 결국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국토부를 떠나있던 김이탁 현 1차관이 후임으로 결정됐다. 김이탁 차관은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특별시에 1주택만 보유한 실거주자다.
국토부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최전선에서 지휘할 뿐 아니라 내부 인사조차 부동산 투기 등을 철저히 배제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조금만 삐끗하면 부동산 관련 모든 비난을 덮어써야 하는 위치다. 그런 국토부가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주택 공급대책은 어김없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조롱 섞인 시선과 집값을 확실히 잡을 수 있다는 확신 그사이 어딘가에 놓여있는 처지가 됐다.
서울에 몇 년간 공급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낸 정책이라는 비판과 6만호라는 물량이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 사이에는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다. 여기에는 국토부가 발표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지역민들의 반발이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하에 공급을 최대한 이른 시기로 앞당기려고 해도 현행법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와 해당 지역민의 협조 없이는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기는 힘들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닌다.
가장 논란이 되는 용산을 보자. 국토부의 대책발표 직후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호 공급계획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주거비율은 40% 이내여야 하고 최대로 해도 8천호가 적정하다고 맞섰다. 무리한 물량 확대는 토지 이용 계획 변경으로 오히려 사업 기간을 2년 이상 늦출 것이라는 경고는 덤이다. 용산구도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발표라고 반발했다. 특히 교육과 교통 체계 마비를 주요 반대 근거로 내세웠다. 또한 용산에서는 지역민들의 서명 운동을 바탕으로 한 집단정보공개 청구 움직임이 일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태릉CC의 경우는 6천800호 대신 인근 상계동과 중계동 등 노후 도심의 재건축을 통해 2만7천호를 공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과천시의 경마장과 방첩사 이전부지 공급 역시 과천시의 반대 의견이 강하게 맞부딪치고 있다.
국토부는 이번 6만호 공급대책에서 서울 내 주요 자치구 중 서초구가 빠져 있다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지난 주말 총 1만8천호 규모의 주택이 들어서는 서리풀1지구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고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글을 올리며 '망국적 부동산'이라는 표현을 썼다. 부동산을 정상화하기 위해 국민을 믿고 해나가겠다는 강한 소신을 드러냈다. 국토부의 공급대책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다. 임기 초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이런저런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부동산만은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국토부 1차관이 스스로 물러난 배경을 다시 되짚어보면 '직'보다는 '집'을 선택한 결과라는 우스갯소리가 회자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정부든 지지난 정부든 고위직 공무원들의 주택문제는 늘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집을 지키기 위해 본인의 직을 내려놓은 고위직들은 지금도 영화 속 '멀티 유니버스'처럼 돌고 돈다.
이런 시점에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게감이 실린다. 이번 공급 대책은 수요를 억제한다는 측면에서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게 사실이다. 대통령의 의지가 이번 공급 대책에 포함한 지역의 조속한 착공으로 이어져 실제로 집값이 내려가는 등 확실한 효과를 낸다면 민주 정부 이후 공공 주도 주택공급정책의 첫 성공 모델이 된다.(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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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byun@yna.co.kr
변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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