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키움증권이 카카오뱅크 시총을 제쳤다.
혁신 플랫폼을 앞세워 금융 대장주를 꿰찼던 카카오뱅크의 성장통이 길어지는 사이, 효율성으로 무장한 키움증권이 유동성 장세의 과실을 독식하며 시장의 평가를 뒤집은 것이다.
규제 산업이 된 인터넷은행과 성장 산업으로 복귀한 증권업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시가총액 12조원에 육박하는 시총을 기록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10조9천235억원을 기록하며 두 회사의 시총 격차는 1조 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증권사의 이익 체력이 튼튼해지면서 금융 플랫폼 내러티브까지 제친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부진은 고비용 구조 속 성장 정체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가 장기화하면서 은행의 핵심 성장 동력인 여신(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들어오는 돈(수신)은 늘어나는데, 규제 탓에 빌려줄 곳(여신)이 마땅치 않아 수익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3분기 영업수익(매출)은 7천6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나는 데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반면 비용 부담은 가중됐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판관비)는 6천13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5천726억 원) 대비 7.1%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2.4%)을 웃도는 비용 증가세다.
결국 비용이 수익을 갉아먹으며 이익은 급감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천511억 원으로 전년 동기(1천737억 원) 대비 13.0% 줄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1천114억 원에 그치며 10.3% 감소했다.
문제는 성장이 둔화하는 구간에서도 플랫폼 유지비는 줄일 수 없다는 것이다. 앱 고도화와 신규 서비스를 위한 IT 인프라 투자, 개발자 인건비 등은 줄이기 어려운 고정비 성격이 강하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리포트에서 카카오뱅크의 판관비가 전년 동기 대비 급증한 점을 지적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증시 활황의 수혜를 온몸으로 받아냈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의 지배주주순이익은 3천21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천117억 원) 대비 무려 52% 폭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천88억 원으로 52.5% 늘었다. 은행이 규제에 묶여 역성장할 때, 증권사는 50% 고성장했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증시 활성화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개선은 물론, IB(기업금융) 부문의 선방이 더해지며 이익 체력이 한 단계 레벨업 됐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은 만년 저평가주였던 키움증권에 리레이팅의 기회를 열어줬다. 키움증권은 압도적인 비용 효율성을 바탕으로 15% 수준의 높은 ROE를 유지해왔음에도, PBR은 0.5~0.6배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상장 초기 플랫폼 확장성을 근거로 시중은행 대비 월등히 높은 PBR(3~4배 이상)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성장이 멈추고 ROE도 낮은 수준에 머무르자 높은 프리미엄을 정당화할 근거가 사라졌다.
나민욱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우려가 해소되는 가운데 주주환원책이 기대된다"며 "이익 체력 개선과 함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촬영 안 철 수] 2024.9.15. 여의도 TP타워 사학연금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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