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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먼데이] "워시는 매파 아닌 '약둘기'…과도한 공포"

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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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케빈 워시 쇼크'가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 소식에 코스피는 5% 넘게 폭락하며 5,000선을 내줬고,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는 등 시장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락이 워시 지명자를 '매파'로 오인한 시장의 과도한 공포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이 오해가 귀금속 시장의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을 촉발했고, 현금 확보를 위한 매도세가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 증시로 전이되며 투매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폭락장의 원인은 워시 지명 직후 발생한 귀금속 가격의 붕괴다. 금 가격은 10%, 은 가격은 무려 30%가량 수직 낙하했다.

시장은 워시가 과거 연준 이사 시절 양적완화(QE)에 반대했던 이력을 근거로 그를 강력한 매파로 인식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급등했던 귀금속 시장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문제는 귀금속 파생상품에 막대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했던 글로벌 펀드들이었다.

자산 가치 급락으로 증거금 부족 사태(마진콜)가 발생하자, 이들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당장 팔기 쉬운 자산을 찾아야 했다. 유동성이 풍부하고 현금화가 용이한 '한국 증시가 타깃이 된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워시 쇼크'가 그의 경제 철학에 대한 과도한 단편적 해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워시가 매파라는 주장은 지나친 오해"라고 일축했다. 워시가 과거 QE에 반대한 것은 긴축 선호 때문이 아니라 '성장에 대한 철학'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워시는 트럼프 행정부와 '공급주의 경제' 철학을 공유한다.

그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AI(인공지능)는 생산성을 높이고 결국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규제 완화와 투자를 통해 공급 능력을 키워 물가를 잡고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오히려 워시 체제의 연준은 시장의 우려와 정반대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강승원 연구원은 "생산성 혁명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워시는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금리 인하와 금융 규제 완화에 누구보다 적극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워시 의장 취임 후에도 6월, 9월 금리 인하 전망은 유효하다"며 "오히려 재무부와의 정책 공조를 강화해 국채 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이 워시를 '강력한 매파'로 오해하고 있다며, 그를 '약둘기(Soft Dove)'로 규정해야 한다고 봤다.

조 연구원은 "워시가 과거 양적완화(QE)에 반대했던 이력 때문에 매파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위기 시 비전통적 수단 활용에 유연한 입장을 보여왔다"면서 "최근에는 AI(인공지능)가 생산성을 높여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안정)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것이 금리를 더 낮게 유지할 여력을 만들어준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과 은 가격의 격한 움직임과는 별개로 증시 우상향 기조 지속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당장 극단적인 변동성 확대를 유발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올투자증권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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