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삼성화재에도 투자
"높은 상속세율은 한국의 취약점"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어쩌면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관련 글로벌 대형주 중에서 가장 저렴할지도 모른다"
한국 자본시장에 애정을 담은 비판을 전해온 외국인 투자자 조나단 파인스(Jonathan Pines)가 최근 투자자 서한에서 삼성전자를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125% 폭등한 데 이어 올해부터 현재까지 17% 추가로 상승한 우리나라 대장주가 여전히 더 오를 수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2010년부터 글로벌 자산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Federated Hermes)에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주식 전략을 담당해온 파인스는 외국인 투자자 중 손에 꼽히는 한국 전문가다.
16년간 수많은 자료를 통해 한국 증시의 고질병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그 해결책을 제시해왔다. 지난 2023년 말에 발표한 '대한민국, 이제는 충분하다(South Korea: Enough is Enough)"라는 문건은 한국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조나단 파인스의 비판과 제언은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 변화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전문가인 그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전자 관련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이유는 저렴한 밸류에이션과 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다.
조나단 파인스는 "우리는 선도적인 메모리 제조사 중 하나인 삼성전자에 대한 대규모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현금이 풍부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 1.8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밸류에이션은 삼성전자의 장기 평균인 1.5배를 웃도는 수준"이라면서도 "삼성전자는 AI 관련 글로벌 대형주 중에서 가장 저렴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PBR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 TSMC 등과 비교해 훨씬 낮은 편이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는 삼성전자 지분을 대규모로 보유 중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통해서도 삼성전자 익스포저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조나단 파인스는 보험업법 개정안(삼성생명법)으로 인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할 경우 삼성생명 주주가 상당한 규모의 특별배당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모회사인 삼성생명의 연결 기준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전했다. 자사주 소각으로 삼성화재의 지배구조가 주주친화적으로 변하는 시나리오는 삼성화재 투자자에게 호재다.
이외에도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는 영원무역, 신한지주, 한국금융지주, 롯데정밀화학, 금호석유화학 등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증시 강세로 혜택을 본 증권주와 지배구조가 양호한 은행주에 대한 비중은 줄였다.
조나단 파인스는 "예컨대 KB금융 포지션을 완전히 정리했다"며 "서울에 본사를 둔 이 금융그룹은 주주친화적인 경영진을 보유하고 있으나 자본 제약 때문에 이미 약속한 것 이상의 추가적인 주주환원이 제한될 수 있고, 추가적인 주가 상승도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개혁 과제를 제시해온 그는 상속세율 인하가 여전히 남겨진 핵심 문제라고 지목했다.
그는 "높은 상속세율은 (최대주주가)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하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 시장은 과거보다는 덜 하더라도 다른 시장과 비교해 디스카운트 받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여전히 다른 나라와 비교해 저평가됐고, 올해도 지배구조의 취약점을 해결할 법안의 시행을 알리는 뉴스 흐름이 한국 주식에 긍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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